보건의료산업노조 조합원들과 서울대 총학생회 간부들과의 폭행사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보건노조는 서울대 노천강당에서 집회 도중 서울대 총학생회 간부들을 집단 폭행한 사건에 대해 이를 정면 반박, 성명을 통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보건노조가 21일 사측과 협상이 결렬될 경우 8월 총파업 돌입을 결의한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는 여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보건노조는 지난 20일밤 서울대 노천강당에서 산별교섭 타결을 위한 집회를 벌이던 중 이날 새벽 1시40분쯤 집회로 인한 소음에 항의하던 송동길 총학생회장 직무대행과 이모(24) 미디어국장을 조합원 10여명이 집단 폭행했다는 것.
당시 송씨 등은 조합 간부들에게 “기숙사생들에게 지장이 있으니 앰프의 볼륨을 줄여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씨가 앰프의 볼륨을 꺼버렸고 이에 격분한 조합원 2명이 이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건노조 측은 “학생회 간부가 앰프를 허락 없이 끈 뒤 승강이를 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한 적은 있지만 조합원들이 학생들을 집단 폭행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맞받아쳤다.
보건노조는 “화가 난 젊은 학생들이 몸부림치는 것을 말렸을뿐”이라는 것. 그러나 현재 관할서인 관악경찰서 관계자는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는 있지만 학생들이 조합원들에게 얼굴과 따귀 등을 맞은 정황은 인정된다”고 전했다.
성명에 따르면 관계자들은 총학생회 간부들이 조합원들의 행사를 방해하고 난동을 부린 데 대해 잘못을 지적하면서 사과할 것을 요구했고, 부총학생회장은 “볼륨을 강제로 내린 데 대해 사과한다”고 잘못을 시인하면서 일단락 됐다는 것.
그러나 문제는 새벽 4시경 서울대 총학생회가 홈페이지 게시판에 “보건의료노조가 서울대 총학생회 간부를 집단폭행해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미디어국장이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실리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확대됐다.
이에 성명은 “서울대 총학생회 간부는 ‘수십명이 달려들었다’ ‘수십명이 발로 밟는 등 구타를 행하였다’ ‘머리채를 휘어잡고 끌고 갔다’ ‘온몸이 피와 상처로 뒤덮여 있었다’는 등 마치 총학생회 간부가 무지막지한 집단폭행을 당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보건노조 조합원들은 술을 먹고 와서 공연 행사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총학생회 간부를 격리시켜 잘못을 지적했을 뿐 집단폭행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또 당시 노조측이 서울대에 학교 시설 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집회를 강행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보건노조는 성명을 통해 “서울대 노천극장에서 ‘조합원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는 것과 관련해 서울대 당국과 협의하면서 △노천강당을 사용하되 강의실 보호와 면학분위기를 해치지 않고 시설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썼고 △회의실 사용과 관련해 학생회관 회의실 사용 절차를 밟아 사전 승인을 거쳤다고 반박했다.
보건노조 한 관계자는 “몰매를 때렸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냐. 그분들이 수천 명 앞에서 젊은 혈기에 자기 맘대로 행동한 건 생각지도 않고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데 대해선 우리도 대응할 것”이라고 분개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보건노조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폭행 혐의로 주동자들을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