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미 FTA 추진에 대한 각계 의견이 분출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FTA체결을 추진중인 타국사례가 소개돼 눈길을 끈다.
미국은 NAFTA 체결후 최근 수년간 싱가포르, 칠레, 호주 등과 FTA를 체결했으며, 현재도 태국, 말레이지아, 파나마, UAE 등이 미국과 FTA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KOTRA(사장: 洪基和)가 최근 발간한 ‘미국과 FTA 추진중인 3개국 동향 및 한미 FTA에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 말레이지아, 파나마도 농산물, 섬유, 의약품, 서비스 분야에서 미국과 팽팽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지아는 6월에 1차협상을 개시, 금년중 5차례 협상이 예정되어 있는 등 우리와 동일 일정으로 미국과 FTA를 추진중이며, 태국과 파나마는 각각 6차례, 9차례에 걸쳐 미국과 협상을 진행해 왔다. 태국은 국내 정국 불안으로 10월 총선 이후 추후 협상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미국은 이들 3개국에 대해서도 최대 수입국이자, 외국인투자 수행국이다.
이로인해 태국은 최근의 대미수출 비중 감소 타파를
위해, 말레이시아는 주력품목의 대미수출 확대와 외국인투자유치 통한 산업구조 개선을 위해, 파나마는 2006년 발효된 CAFTA(미-중미 5개국간
FTA) 로 인한 역외국 피해 방지를 주된 목적으로 미국과 FTA를 추진중이다.
이들 3국과 미국간 협상에서도 농산물 등 민감품목의 유예기간, 섬유세이프가드 허용여부와 원산지 규정 완화여부, 의약품 특허 강화, 국경간거래 허용범위 등 한미 FTA의 쟁점사안이 핵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특히 말레이지아와 태국은 미국수입시장 점유율 11위와 17위 교역국으로 미국과의 교역품목 구성에서
우리와 유사한 특징이 있어 향후 협상과정이 주목된다.
태국은 대표적인 농산물 수출국이면서도 육류, 옥수수 등 민감품목에 대해 관세할당, 세이프가드조항을 두거나
10년 이상 개방 유예기간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에 대해서는 태국의 경우 수출보조금 폐지를, 파나마는 설탕시장 개방을 요구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섬유부문에서도 미국이 세이프가드조항을 요구하고 있고, 태국이 미국에 대해 얀포워드(원사규정, 역내산 원사로
제조된 섬유만을 역내산으로 인정) 원산지 규정 완화를 요구중인점이 한미 FTA와 닮은꼴이다.
다만 태국은 무조건적인 원산지규정 완화 보다는 자국 섬유산업 특징을 고려한 탄력적 요구조건을
제시했다. 즉 원사규정의 전면거부 보다는 태국이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거나, 국내에서 생산되더라도 비중과 품질이 낮은 100개 품목을
선정, 이들 품목에 대해 원사규정 완화, 또는 적용 예외를 요청중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업계와 협의후 결정하겠다는 반응으로 협상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의약품 관련해서는 관련 특허 규정의 대폭
강화를 요구하는 미국측과, 현행 특허제도를 유지하려는 태국정부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서비스,
투자분야에서 미국은 태국에 대해 미-싱가포르 FTA에서와 마찬가지로 개방 예외분야만 명시하는 네거티브 방식의 개방을 요구중이며, 태국은
이에 대해 통신, 금융, 전자상거래, 투자 등 서비스 전반에 걸쳐 서비스공급자를 선별적으로 수용할 것과 필요시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협상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금융, 통신분야는 안보상의 이유로 국경간거래를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금융시장 개방을 최대한 늦출 것을 요구중이다.
이밖에 경제협력, 정부조달, 노동.환경분과에서는 규제 관련 사항뿐 아니라 공동개발, 지식공유 등 양국간 다양한 협력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파나마는 중남미에서 드물게 서비스산업 비중이 GDP의 75%를 상회하는 서비스산업 중심국가로 미국과 금융, 유통산업의 상호개방을 촉구중이며, 파나마 운하확장 계획이 구체화됨에 따라 정부조달 부문도 주요 의제로 논의중이다.
금융부문에서 파나마는 미국내 일부주의 규제를 지적하면서 파나마계 은행 설립을 용이하게 해줄 것을 요구중이나, 미협상단은 이것이 주정부 관할 사항이라며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소매유통 시장 개방 요구에 대해 파나마는 초기투자 3백만불 이상으로 정부 승인을 받은 건에 한해 2011년부터 제한적 진출을 허용키로 합의했다.
홍순용 KOTRA 통상전략팀장은 "말레이지아, 태국, 파나마는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작지만 다수 산업에서 우리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다"며 "미국과 FTA 추진에 있어 쟁점사항을 공유하고 있어 이들국과 미국간 협상을 주시하고 필요시 이들국과 공조를 통해 미국과의 협상 전략에 반영할 수도 있을 것" 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