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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진 강남 재건축값···최대 3억 하락

김훈기 기자 기자  2006.07.21 12: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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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값이 끝모를 추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3억 가까이 하락한 급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재건축 사업 초기 단계 단지들과 6억원 초과를 중심으로 하락폭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대부분의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아직 바닥이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7월 기반시설부담금제 시행에 이어 8월25일 안전진단 강화, 9월25일 재건축부담금제가 시행되는 등 재건축 관련 규제들이 하반기에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 매수자들이 팔짱만 낀 채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가격 조정이 더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고가 대비 급매물 3억 하락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 이후 10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중인 송파구는 이달 들어서만 1.42% 떨어져 강남권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는 0.26%, 강동구는 0.66%, 하락했으며, 서초구는 0.03% 상승에 그치며 간신히 보합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상반기 급등했던 시점의 최고가와 비교하면 부르는 값만 무려 2~3억원씩 빠진 단지도 있지만 매수 분위기는 전혀 없는 상태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17평은 4월말 13억원선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1억5000만원 떨어진 11억5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와 있다.

15평형은 4월말 9억원을 호가하던 가격이 현재 1억원 낮은 8억원에 나와있지만 매수자들이 없어 거래는 끊긴 상태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최고가 대비 10% 이상 가격이 내려갔다.

연초 10억2000만원에 거래돼 떠들썩 했던 31평형이 현재 8억5000만원에 나와 있고, 지난 4월 중순 13억원에 거래됐던 34평형은 현재 급매물 가격이 10억5000만원까지 내려가 있다.

최근들어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진 송파구는 잠실주공5단지를 비롯해 인근 잠실주공 분양권 매물들도 모두 5000만원 가량씩 하락한 상태지만 6~7월 들어서는 매수세가 뚝 끊긴 상황이다.
 
36평의 경우 지난 5월 중순 14억원대에 거래된 이후, 호가가 15억원까지 올랐었지만,  현재는 12억원선에 급매물이 나와 있다. 최고 11억5000만원까지 갔던 34평형은 9억5000만원까지 내려간 상태다.

서초구는 사업단계에 따른 편차가 두드러져 사업승인이 난 단지들은 보합 분위기인 반면, 사업추진 초기 단계인 구반포주공은 호가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삼호1·2차, 금호 등 사업추진이 빠른 대부분의 단지들은 시세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고, 거래도 간간히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구반포주공은 22평이 과거 최고가보다 1억5000만원가량 빠져 현재 급매물이 7억9000만원선이고, 32평은 2억5000만원 하락해 13억5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와 있다.

▲중개업자들 “연말까지 더 떨어진다”

그러나 강남권 재건축 호가는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남지역 중개업자들은 “아직 바닥은 아니다”라는 데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부동산 채은희 대표는 “매물은 간간히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가 완전히 사라져 거래는 전무한 상태로, 실제 가격 조정이 좀더 이루어져야 함에도 아직 더 내려가지 않는 것은 거래세 부담과 향후 양도세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도자들이 선뜻 매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 세부담이 가시화되고 다주택자 등 보유에 어려움을 느끼는 매도자들이 물건을 내놓게 되면 갈수록 매물이 늘어나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연말까지 20% 정도의 가격 조정이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에덴공인 윤고용 대표도 “바닥에 가까운 상태지만 아직 무릎 정도라고 할 수 있다”며 “이번 정책으로 특히 은마아파트의 큰 타격이 예상돼 앞으로도 가격은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송파구 잠실동 애플공인 백형천 대표도 “가격이 많이 하락한 상태임에도 매수세가 전혀 없다”며, “특히 잠실주공5단지는 투기성 수요가 많은 곳이어서 매물도 많고 하락폭도 크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가격조정은 더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초구 구반포주공 하나부동산 전병홍 대표는 “(재건축)사업추진이 아직 초기 단계이고 속도가 더뎌 하락폭이 더 크다”며 “매수세가 거의 없어 연말까지 가격은 더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팔 때는 신속하게, 사는 것은 천천히?

개포부동산 채 대표는 “아직 매도자들이 세부담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연말로 갈수록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매도는 올해 안에 빨리 할수록 유리하고, 매수는 연말쯤을 노리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강동구 고덕주공 스피드뱅크삼성공인 대표도 “정책이나 규제에 대해 이미 매도자들의 내성이 생긴 상태라 크게 가격을 내려서 내놓지는 않는다”며, “현재 거래가 조금씩이나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더 빠지지는 않을 것이므로 매도자는 가능한한 빨리 팔아야 하고, 매수자 역시 기다리기보다는 물건이 있으면 바로 사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잠실동 애플공인과 서초구 반포동 하나부동산 대표 역시 “매수는 연말까지 지켜보고, 매도는 내년 부터 양도세와 보유세 등 세부담이 만만치 않은 만큼 팔 사람이라면 지금이라도 빨리 파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