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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실장에서 구의원으로

김성태 기자 기자  2010.06.04 18: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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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이후 마음의 상처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들은 아마 비서들일 것”이라고 말한 이병완 전 실장은 “‘노무현 정신’을 이어가려는 정치결사체가 국민참여당이다”고 말했다.  

[프라임경제]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광주광역시 서구의회 기초의원에 당선돼 화제다. 호사가들은 이를 두고 총선을 위한 포석일 수 있으며, 다른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春雉自鳴(춘치자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 2월 광주지역 기자들과 만난 자리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자신의 기초의회 입문을 이장의 역할을 자임하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보와 비교하며 ‘그분의 철학을 펼치고 싶었던 마음이 늘 있었다’고 속뜻을 밝혀왔었다.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고 참여정부를 만들어낸 명예혁명의 기획자였다는 평을 받고 있는 거물급 정치인의 기초의회 입문은 시민들에게 흥미로운 일이지만 그를 맞이하는 자치단체에서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자는 국민참여당 광주시장 단독후보시절 잠시 그를 만나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가치의 혁명을 주장하는 사람이었다.‘가장 원칙적이고 상식적인 정치로 대중의 희망을 담아내던 노무현의 가치와 지향을 현실정치에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있었다.

   
  ▲캠프가 설치되기 전 상가주인이 아직 옮기지 못한 당구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병완 전 실장. 당구는 처음이라고 밝힌 이 전 실장은 “선거이후 당선자들이 관행과 일탈을 수용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지적하며 “또 다른 기득권을 형성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관공서와 공무원은 시민의 총무팀이 되어야하며, 복지문제에서는 행정적 지원이 아닌 도우미가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는 그는 ‘금기화 되고 성역화 된 문화에 무한도전 하고 싶어 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이병완 전 실장은 당시에도 시장선거에 큰 뜻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뒤늦게 고향에 돌아와 출세했음을 내세워 ‘이제 고향에서 봉사를 하겠다’며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살아계신다면 모를까, 광주시장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구의원에 나가겠다는 생각 때문에 시장 출마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아예 광주시장출마보다는 지역 구의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 광주시 서구민의 비서실장이 된 그는 당선소감을 통해 “서구 기초의원의 작은 몫, 소소한 기능일지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며 “시민의 세금을 지키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작은 모델이라도 되겠다는 약속, 꼭 실천해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초의원의 작은 몫, 소소한 기능 일지라고 최선을 다해 실천하겠다.”고 말하지만, 그 ‘소소하고 작은 몫에 충실한 것’이 노무현이 추구하던 가치의 혁명임을 전하고 있는 것 같다.

그의 홈페이지에는 기초의원 당선을 축하하는 방문객들이 부쩍 늘고 있다.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초석이 되어 주십시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그러한 깨달음을 주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작은 밀알이 되어 주시길 다시 한 번 당부 드립니다” ID ‘대구시민’이란 방문객이 남긴 댓글이 계속해서 여운으로 남아 있다.

한편 이병완 당선자는 광주 서구 기초의원 다 선거구(풍암, 화정2.3동)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을 누르고 당선됐다. 이 당선자는 개표 결과 유효득표 2만 9,319표 가운데 7,921표(27.6%)를 얻어 6,313표(21%)를 얻은 민주노동당 류정수 후보와 함께 구의회에 입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