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모든 생물은 환경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감수기를 갖고 있다. 이 중 화학적인 성분 변화를 감지하는 미각과 후각은 섭취하는 음식물의 탐색, 짝짓기 상대 및 위험의 탐지와 같은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를 감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박테리아 같은 단세포 생물도 다양한 화학물질에 반응하는 표면 화학 감수기를 갖고 있으며, 사람과 같은 고등동물은 접촉성 감각인 미각과 비접촉성 감각인 후각 두 종류의 더욱 발달된 감수기를 지니고 있다.
두 가지 감각 가운데 미각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감각 중 하나다. 최근 사람의 수명이 늘어나며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각은 특히 노인에게 삶의 즐거움을 주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일부에서는 미각의 조절을 통한 음식 섭취의 조절이나 질환의 예방에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맛은 전통적으로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이 널리 알려져 있고, 20세기 들어 글루탐산에서 유래되는 감칠맛이 새로운 맛으로 확인되었다. 감칠맛을 감별하는 미각세포가 발견된 것이다. 감칠맛은 수 천 년 동안 전통적으로 인식되어온 다른 맛에 비해 비교적 최근에 알려짐으로써 이 맛의 생리적 기능 등에 대해 다양한 학문적인 연구와 토론이 수행됐다.
본래 각각의 맛은 생리적으로 생명체의 생존에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예를 들면 단맛은 우리 몸의 필수영양소인 탄수화물을 감별하며, 우리 몸이 탄수화물을 필요로 할 때 단맛 나는 물질을 찾아서 이를 섭취하도록 이끄는 역할을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짠맛은 체액량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염분을 감별해 필요 시 이를 보충하도록 한다. 반대로 쓴 맛은 유독성 물질을 골라내 이를 회피하도록 한다. 신 맛은 체액의 산성도 유지에 필요한 물질 섭취에 기여하는 한편 부패한 음식을 선별하는 기능을 한다.
이들 전통적인 맛에 비해 감칠맛은 단백질을 주로 포함하는 영양물질을 탐색하는 생리적 기능을 수행한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탐산은 바로 이 감칠맛을 일으키는 물질로서 토마토, 다시마와 같은 천연식품, 간장, 된장, 젓갈, 치즈와 같은 발효식품 등에 들어있다. 특히 어머니의 모유에도 많은 양이 포함돼 있고 수유기의 동물은 글루탐산에 대한 미각 감수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위장관에서도 글루탐산의 수용체가 발견되었으며, 식이조절 기능을 수행하는 사실이 보고돼 글루탐산의 새로운 기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거나 가공식품에 들어있는 향미증진제인 글루탐산나트륨(MSG)은 글루탐산과 나트륨을 결합해 물에 녹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따라서 MSG를 섭취하면 글루탐산과 나트륨을 섭취하게 되는데, 특별히 많은 양이 아닌 이상 이들 성분이 우리 몸에 유해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김경년 강릉원주대 치대교수(생리학)는 “글루탐산은 각종 천연식품과 모유에까지 들어있는 아미노산으로 과다섭취 시 치사량이 소금보다 더 낮고 설탕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며, “MSG에 있는 나트륨 양도 12.3% 정도로서 천일염이 20~30%, 정제염이 40% 정도의 나트륨을 함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소금 대신 MSG를 짠맛 대체제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최근 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