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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소리도 못하는 협력업체

‘위기론’같은 여유도 없다… “건설사 휘청이면 우리는 줄도산”

배경환 기자 기자  2010.06.01 08: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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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이제는 전혀 낌새도 없이 쓰러지네요”(서울 소재 중견건설사 관계자)
“신용위험평가를 앞두고 더 초조한 건 협력업체”(모 건설사 협력업체 관계자)

   
<지난 3월 모 중견건설사 협력업체 관계자 약 400여명은 주 채권은행 본점을 찾아가 공사대금 지급 및 외담대로 인한 신용 회복 등을 요구했다.>

지난 28일 현대시멘트와 자회사인 성우종합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중견건설사들의 위기감이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 올초부터 성원건설, 남양건설, 금광기업, 풍성주택 등 중견건설사들이 줄줄이 쓰러지고 강력한 구조조정이 예견되면서 ‘6월 위기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우려 탓이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협력업체들은 ‘위기설‘이나 ‘부도설’없이 바로 ‘부도’를 맞이하고 있다. 대부분이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하도급대금이 단 몇개월만 밀려도 회사는 조용히 문을 닫아야하기 때문이다.

◆건설사 위기설… 협력사들은 ‘부도’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협력업체들이 부도를 직감하는 건 해당 원청업체가 워크아웃 약정을 체결하는 순간이다. ‘부도처리’라는 상황도 있지만 우선 워크아웃이 진행되면 원청업체는 회계평가를 이유로 중도금과 기존 대금에 대한 입금이 중단돼 자금난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워크아웃을 맞은 원청업체의 공사현장이 대체 시공사로 교체되거나 대금 중 일부가 입금돼 공사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대금 지급방침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협력업체들의 수익도 크게 줄어든다. 원청업체와 협력사간의 거래 사이에 채권은행이 개입해 계약내용이 변경되는 이유에서다. 또한 한 사업장에서 발생된 수익을 다른 사업장으로 돌릴 수도 없는 까닭에 일부 협력업체들은 장기체납 상태를 맞기도 한다.

그러나 협력업체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이하 외담대) 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이다.

일반적으로 원청업체는 발생한 비용을 협력업체에게 어음으로 지급하고 협력업체는 그 어음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공사대금을 마련한다. 이후 외담대의 만기가 돌아올 시에는 원청업체에서 해당 대출금을 대신 상환해야 하지만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원청업체의 자금은 채권단의 통제하에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

이로인해 협력업체들의 신용은 떨어지고 이는 사업장 축소→인원 축소→하자발생 증가→하자비용 증가로 이어져 한마디로 빚이 늘어나 쓰러지는 것이다.

지방에 위치한 한 협력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은 공사를 여러 곳에서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외담대가 연체되면 모든 은행의 거래가 정지되고 기업신용도 역시 하락해 타사에서 진행하는 공사 수주는 물론 계약도 취소된다”며 “건설사 하나가 위기면 우리(협력업체들)는 줄도산”이라고 밝혔다.

◆협력업체 줄도산, “지역경제에도 영향”

“(공사대금이)곧 나온다고 해서 돈을 일단 빌려서 공사비를 막은거죠… ”(경기도 소재 한 협력업체 임원)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은 원청업체가 돈을 확보하기 전까지 공사비를 돌려막으며 현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임금이 체불되는 것은 물론 인원이 줄고 공사기간까지 길어져 공사를 진행할 수록 손해를 보는 말그대로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상황을 겪고 있다.

더욱이 해당 협력업체들의 줄도산을 우려해 비교적 양호한 수준에서 진행됐던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 실시될 구조조정은 좀더 높은 강도의 진행이 예상되면서 관련 협력업체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경기도에 소재한 A협력업체 임원은 “건설사 밑에 딸린 협력업체 수는 많게는 500여개가 넘는 곳도 있다”며 “이번에 진행될 구조조정으로 한 건설사가 아웃되면 그밑에 있는 수백개의 원청업체들은 결국 빚더미에 앉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전문업체 관계자 역시 “건강하지 못한 건설사를 퇴출한다는 명목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 결국 영세한 업체들은 결국 모두 도산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들 대부분이 지방에 위치하고 있어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