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반시장에서부터 하락세를 이어온 중대형아파트가 경매시장에서는 ‘암’적인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1~2인 가구들이 증가하는 추세에 장기적인 시장침체까지 겹쳐 주상복합 등 중대형아파트에서 낙찰가율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에서다. 특히 주상복합의 경우 가격이 비싼 만큼 유찰 횟수가 많아 저가 물건이 나오긴 하지만 수요가 발생해도 낙찰가는 오르지 않는 기현상도 발생했다.

이로 인해 최근 경매시장에서는 일반시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중소형, 중대형 가격 역전’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수요층이 두터운 중소형아파트와 중대형과의 낙찰가율 차이가 점차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 이정민 팀장은 “최근 입찰참여자들 사이에서 중대형아파트가 장기적으로 메리트가 떨어질 것 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지면서 입찰을 꺼리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경매시장에서도 중대형과 중소형의 가격 역전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소형 낙찰가, 6개월 동안 중대형 웃돌아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5월 (1~26일) 수도권 중대형(전용면적 85㎡초과)아파트 낙찰가율은 74.45%를 기록하며 전달에 비해 4.7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중소형(전용면적 85㎡이하)아파트 낙찰가율은 79.05%로 2.23%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들 낙찰가율 차이는 4.60%포인트로 지난해 10월 제 2금융권 대출규제 시행 이후 가장 큰 격차를 기록했다. 특히 중소형 낙찰가율은 지난해 12월 이후 무려 6개월 연속 중대형 아파트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중대형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까지만 하더라도 88.77%로 중소형아파트(86.51%)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DTI규제 강화로 인해 수요자들은 가격 부담이 높은 물건들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수도권 중대형아파트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일반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한 주상복합 등 중대형아파트는 경매입찰로 부쳐졌지만 낙찰가율 하락폭만 더 키워버렸다. 불투명한 시장 전망으로 인해 보수적인 입찰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DTI규제를 시행했던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중대형아파트 낙찰가율은 14.32%포인트(88.77→74.45%)급락했다. 반면 중소형 아파트는 같은 기간 동안 7.46%포인트(86.51→79.05)하락했다. 중대형이 중소형보다 두배 가량 낙폭이 높은 것이다.
◆주상복합…낙찰가율 하락의 ‘중심’
이 같이 중대형아파트의 낙찰가율 하락 속에는 주상복합이 한몫하고 있다. 가격이 일반아파트에 비해 비싼 것은 물론 차익을 남기기 힘든 일반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입찰가를 최대한 낮게 잡기 때문이다. 결국 유찰을 2~3회 경험한 뒤 몇억씩 낮게나온 물건에도 입찰자들은 몰리지만 낙찰가율은 낮게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이 지난 1일부터 26일 현재까지 조사한 수도권 주상복합 낙찰결과를 살펴보면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캐슬골드(전용 187㎡)는 감정가 28억원에 경매로 나왔다. 이 물건은 유찰 3회를 통해 최저경매가 14억3360만원(감정가 대비 51%)의 감정가 절반수준으로 입찰을 진행한 결과, 13명이 몰린 가운데 낙찰가율 62.63%를 기록, 17억5350만원에 낙찰됐다.
또 서울 광진구 더샵스타시티(전용 163㎡)는 더 보수적인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이 물건 역시 유찰 2회로 감정가 21억원에서 최저경매가 13억44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13억8530만원으로 낙찰에 성공한 것. 최저경매가와 낙찰가의 차이는 4130만원이다.
◆중대형, 어디로 가야하나…?
과거 투자가치가 높았던 물건들이 부진의 늪에 빠져버렸다. 과거 중대형 물건(주상복합 포함)들은 경매를 통해 시세보다 싸게 낙찰 받아 큰 차익을 남길 수 있었을 만큼 투자가치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주택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팔려야만 가치가 있는 중대형물건들이 일반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 받고 있는 것이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지금은 전반적으로 일반 주택시장이 맥을 못추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대형) 가격부담은 물론 불투명한 시장 전망 때문에 수요자들도 위험부담이 적은 중소형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 시장전문가는 “주상복합은 일반아파트와 차별화되있는 것이 특징이지만 구조상 환기가 어렵고 녹지 등 여가·휴식공간이 부족한 점은 주거상에 불편한 구조”라며 “때문에 사람들은 주거목적을 가지고 집을 산다고 해도 비싼 주상복합으로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