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몇 년전 확보해놓은 사업지를 팔자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일단은 당분간 사업계획이 없고 (구입당시)그때하고 비교해서 가격도 괜찮게 되팔 수 있을 것 같아서죠”(서울 소재 중형 건설사A)
“뭐를 막아야하는 큰 자금이 필요한게 아니라 당장에 굴릴 돈이 조금 빠듯할 뿐입니다”(서울 소재 중형 건설사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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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이 ‘돈’때문에 아우성이다. 대형건설사들은 해외나 재건축·재개발 등과 같은 다양한 사업루트를 확보하고 있어 자금난을 느끼지 못하지만 중소형 건설사들은 뿌린 돈(투자금)을 거둬들일 수 있는 곳이 한정돼 있다보니 당장의 운영비가 부족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채권은행들이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시공능력 100위권 이내 건설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이달 말 마무리하고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긴장한 모습은 더욱 역력하다.
◆“차라리 C등급이…”
“B등급 맞으면 좋겠지만… 어떻게 보면 차라리 C를 맞아 금융권의 도움을 받은 뒤 재정비하는 것도…”(서울 소재 중형 건설사 관계자)
지난해 부도처리된 신창건설과 현진 그리고 올해 줄줄이 쓰러진 성원건설, 남양건설, 금광기업, 풍성주택은 모두 지난해 신용위험평가에서 A~B등급을 받았다. 즉 회사 재무상태가 정상이거나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더라도 일시적인 상태인 이른바 ‘독자생존’이 가능한 회사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유동성에 타격을 입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PF대출로 인한 과도한 금융부담과 미분양 및 미입주 등으로 결국 돈이 부족했다는 이야기다. 이로 인해 현재 일부 중소형 건설사들은 어설픈 B등급보다는 C등급을 받아 돈을 지원받는게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지난해 B등급을 맞았지만 올해 초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 건설사 관계자는 “B등급을 맞으면 은행권에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없다”며 “여기에 이자율이나 대출연장 등과 같은 금융혜택도 없어 사실상 C등급보다 못하다”고 밝혔다.
이어 “B는 독자생존이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등급이지만 그것도 시장이 좋아야 가능한 것”이라며 “한 우물만 판 주택전문건설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줄이고 줄였는데… 이젠 뭘하지?”
“인원도 줄이고, 부서도 통폐합하고…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견본주택 운영비도 축소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경기도 소재 중형 건설사 관계자)
건설사들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이 예견되면서 운영비를 줄이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직원들 급여가 줄거나 동결된 것은 오래전 일이고 복지후생비용을 비롯한 각 부서의 운영비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한 주택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우리와 같은 곳(주택전문건설사)은 부동산시장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시장이 좋지 않다는 것은 결국 수익이 돌아올 곳이 없다는 것”이라며 “어느 것 하나라도 줄이고 줄여야한다는게 경영진의 방침”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경기도에 소재한 한 건설사의 경우 지난해까지 지급되던 소액의 휴가비와 상여금을 올해부터는 중지하기로 했다. 더욱이 회사내 운영되던 다양한 동아리 활동에 대한 지원비도 크게 줄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신용등급 A를 받는 등 지금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시장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다가올지 모르는 유동성 위기를 대비하자는 계획인 것이다.
신입사원을 채용하려는 계획도 무기한 연장된 회사도 있다. 한 건설사 홍보팀 관계자는 “많지는 않지만 매년 진행되던 신입채용도 이번에는 인건비를 이유로 없어졌다”며 “일년새 회사를 그만둔 직원들도 발생해 각 부서마다 인원이 부족한 상황인데 신입은 물론 경력도 계획에 없어 일이 과부화에 걸렸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가 건설사들을 더욱 의기소침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죽어야할 건설사는 죽어야한다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임을 예고했지만 이로 인해 사업계획을 축소하거나 취소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은 상황을 더욱 좋지 않게 끌고 가는 것”이라며 “이는 결국 주택시장 침체가 더욱 장기화되는데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