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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웅진2세 경영세습 과외수업중

전지현 기자 기자  2010.05.24 11: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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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재벌 경영승계’는 우리나라 재계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다. 때문에 해외에서는 한국의 재벌에 대해 신기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나?

최근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이 2세 경영을 놓고 상황을 봐서 경영 능력이 뛰어나면 물려줄 것이고 전문 경영인이 더 훌륭하면 넘기겠다는 발언을 했지만 어김없이 비껴갈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바로 평생교육․경영컨설팅 기관인 한국능률협회(KMA)라는 나름 이름 난 기관에서 2세들을 위한 특별한 경영승계 관련 수업인 ‘Future CEO Academy (2세 경영자과정) ’에 윤 회장의 장남인 웅진코웨이 윤형덕 차장이 참여한 것.

윤 과장은 총 1400만원 가량의 참가비가 소요되는 1기 과정에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 총 5개월 동안 참여했다.

지난해 2월부터 마련된 이 과정은 경영승계를 목전에 둔 2세 경영자를 대상으로 설계한 과정이다. 경영자 2세로서 지녀할 할 전반적인 경영능력 및 조직관리 역량 그리고 성공적인 경영승계 방법을 골자로 하고 있다.

따라서 지원대상과 자격도 25~39세의 2세 경영자로 제한돼 있고 CEO 리더십과 조직‧인재관리, 전략적 기업경영, 재무회계와 기업가치 관리, 전략적 마케팅, 글로벌 전략 경영 등의 5가지 테마로 4개월에 걸쳐 교육이 진행된다.

하지만 이 과정은 친목도모인지 네트워크 형성인지, 목적과 성격이 모호한 구석이 있다. 

과정은 강의뿐 아니라 워크숍, 연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친목과 정보교류의 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별도 활동으로 운영되는 동우회의 프로그램 안내서에는 ‘홀로 외롭고 힘겨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미래 경영자간 서로의 고민과 애로점에 대해 공유하고 상호 의지와 용기가 돼 줄 평생의 동반자 조직, 동우회가 2세 경영자에게 그 무엇보다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는 설명이 담겨있다.

아주그룹 문규영 회장의 아들인 문윤회 차장, 한미반도체 곽노권 회장의 아들인 곽동신 사장, 대신증권 창업주 양재봉 전 명예회장의 손녀이자 고 양회문 회장의 큰딸인 양정연 차장, 한화제약 김남학 대표이사 회장 아들인 김경락 대표, 대창스틸 문창복 이사회장 아들인 문경석 전무, 제일약품 한승수 대표이사 회장의 아들인 한상철 이사 등 총 76명의 2세들이 과정을 수료한 가운데, 웅진 윤 회장의 장남인 윤 차장도 1기 수료자 명단에 나란히 올라있다.

단 한명의 친인척도 웅진에 입사시키지 않았다는 윤 회장이지만, 윤 회장의 장남인 윤형덕(33) 차장은 이미 2008년 9월 웅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웅진코웨이에 입사해 신상품 팀을 지휘하고 있고, 윤 회장의 차남 윤새봄(31) 과장도 지난해 6월 웅진씽크빅의 학습지 영업을 관리하는 교문기획팀에 입사해 현재 전략기획팀에 포진돼 있기도 하다.

   
   
지난 1년 사이 윤 회장의 두 아들인 윤형덕, 윤새봄 씨는 그룹 지분을 각각 2.1%, 1.7%를 챙겼다. 그리고 타 기관에서 진행하는 경영승계 관련 과외수업까지 받고 있다. 이런 정황 때문에 ‘웅진은 2세경영 세습 준비 중’이라는 시선을 받기도 한다.

기자의 눈으로 볼 때, 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웅진 역시 경영세습 절차에 따라 ‘2세 경영’ 체제로 접어 들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다른 재벌처럼 때가 되면 조용히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이양하고 말 일이지, 아들들과 전문경영인 중 실력이 뛰어난 쪽에 경영권을 넘기겠다는 등의 ‘속이 뻔히 보이는’ 태도는 취하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