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 재점화 우려

현대건설 매각 오는 6월 예정, 지분구조 변동 ‘핵심’

이진이 기자 기자  2010.05.20 17:48:3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현대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또다시 가시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현대그룹 연지동 사옥>  
현대그룹이 올해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대상으로 선정된 가운데 정책금융공사가 지난 19일 현대건설 매각 작업을 오는 6월 중에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현재 엘리베이터-상선-증권-로지엠의 순환출자 구조로 이뤄졌고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에 대해 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현대상선의 단일주주로는 최대주주가 현대중공업이라는 것.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이 우호지분을 통해 경영권 방어가 용이할 것이란 입장이지만 현대건설의 지분이 향방에 따라 경영권 분쟁은 또다시 재 점화될 여지가 충분한 형국이다.

◆지난 경영권 분쟁 가까스로 막아

지난 2006년 4월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의 백기사를 자처하며 지분 26.68%를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지만 지분 매입 당시 현대그룹 측과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에서 적대적 M&A의 가능성으로 논란이 됐다.

이를 두고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은 우호세력 및 지분 확보 경쟁을 벌였다. 현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가 홍콩계 투자회사 케이프포춘의 우호지분을 통해 경영권을 방어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1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해운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면서 양사의 지분쟁탈전 의혹이 제기, 게다가 현대건설의 매각 얘기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현대그룹을 향한 현대그룹, 현대중공업 간 경영권 분쟁은 재차 회자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분구조 아직도 불안

현대상선은 지난 1월 29일 우호세력인 케이프포춘이 현대상선 주식 200만주를 처분했고, 처분한 주식을 다시 현대엘리베이터가 매입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의 현대상선 지분은 기존 19.3%에서 20.6%로 증가했고, 케이프포춘 지분은 기존 7.06%에서 5.75%로 감소했다.

그리고 기존 현대상선 지분은 현대중공업이 17.6%, 현대삼호중공업이 7.87%, KCC가 5.04% 등을 보유 중이다.

여기까지는 앞서,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의 경영권 분쟁의 성격과는 크게 달라진 게 없는 모양새다. 하지만 문제는 오는 6월 중 매각을 밝힌 현대건설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와 우호세력인 케이프포춘의 지분을 합하면 26.35%로 현대중공업과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지분을 합한 25.47%를 0.88%로 소폭 앞서고 있다.

또,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34.65%로 현대중공업의 백기사로 KCC가 도움을 주더라도 지분이 30.51% 그친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향방은 이를 뒤엎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현대중공업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지분은 33.77%로 현대그룹이 강구할 수 있는 최대 지분인 26.35%를 크게 상회해 현대그룹이 현대중공업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건설의 가지고 있는 지분 8.3%에 현대그룹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현 회장은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지만 이번 재무구조약정 체결로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업계서도 ‘글쎄’

증권업계도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 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를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고 있으며, 현대그룹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대신증권 조윤호 연구원은 “정책공사 측에서는 인수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고 현대건설은 모그룹인 현대그룹 경영권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인수자금에 무관하게 현대자동차그룹이나 현대중공업, KCC 등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그러나 현대그룹은 이번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로 인해 자체자금 마련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금융권에서 도와주지 않는다면 현대건설 인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증권 변성진 연구원은 “현대건설 인수에서 주주협의회 지분 38.51%를 전량 매입할 경우 3조원 가량의 인수대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그룹의 경우 재무구조개선 약정이 체결된 상황에서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현대건설 인수 참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현대중공업의 경우 1분기 매출채권은 5조원에 이르지만 현금성자산은 9300억원에 불과해 지난 2007년 현금성자산 3조1000억원, 매출채권 2조8000억원과는 차이를 보인다”며 “반면, 현대기아차그룹의 경우 현금성자산 6조6000억원, 매출채권 2조6000억원으로 2007년 현금성자산 4조4000억원, 매출채권 2조2000억원에 비해 개선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기아차그룹은 매출액 1조원의 현대엠코 건설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