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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sHere’ 제 2 채팅붐 조짐

아이폰 어플 메신저…이동 중 대화 가능해 ‘즉석만남’ 편리

조윤미 기자 기자  2010.05.19 08: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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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뭐하세요?” 아이디가 ‘YOUN’인 이로부터 휴대폰 문자가 온다. 최근 대학생을 사이에서 입소문 나고 있는 ‘WhosHere’이란 아이폰 어플의 메신저다.

   
<사진= 아이폰 화면 하단의 WhatsApp, 카카오톡, WhosHere 등이 대표적인 메신저 어플이다>
대학생 현정은(가명·여·25) 씨는 WhosHere 어플을 설치한 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13명의 남자로부터 메신저를 받았다. 일종의 ‘채팅창’이 열린 것이다.

아이폰을 포함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이를 이용한 편리한 기능에 혀를 내두른다. 특히 메신저 기능은 1건당 20~30원하는 문자의 사용량을 감소시켜 실제로 통신비 절감의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

아이폰에선 ‘WhatsApp', '카카오톡’ 등 본인 혹은 상대방의 휴대폰에 번호가 저장돼 있는 경우 목록을 볼 수 있어, 친분을 유지하기 위한 메신저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WhosHere은 아이폰 사용자 중 이 어플을 설치해 위치서비스를 설정하면 거리상 가까운 사람부터 목록을 휴대폰으로 볼 수 있는 메신저다. 간단한 프로필과 사진을 설정해 놓으면 목록에 뜨는 사람들과 대화 및 통화가 가능하다. 이렇게 목록에 뜨는 사람들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다.

◆프로필 보고 대화 건네  

휴대폰 메신저는 아이디와 프로필을 보고 대화를 건네는 인터넷 채팅과 동일하다. Whos here의 또 하나의 특이한 점은 휴대폰을 이용해 이동하면서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하철 및 시내 한복판에서 즉석 만남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현 씨는 “프로필 사진을 일부러 예쁜 걸로 올려놨더니 평균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말을 시켜온다. 어떤 날은 300명도 넘는 사람들과 대화를 걸어오기도 하는데 유명 메이커 디자이너와 만남을 잠깐 가진 적도 있다”며 자랑스레 답했다. 상대가 말을 더 많이 걸어올수록 프로필 사진이 인기가 있는 거란다.

동시에 현 씨는 이런 채팅의 폐해도 지적한다. “‘남자친구가 이 사실을 알면 큰일 나는데…’라고 걱정하면서도 중독성이 있다”며 “학교 친구 중에는 이렇게 만나다가 헤어진 커플들도 많이 봐서 앞으로 자제하려고 어플을 지워본 적도 있는데…중독처럼 또 하게 되더라”라고 고백한다.

기자는 대학가에 앉아 학생들이 모여서 “오늘은 Whoshere로 누구랑 어떤 얘기를 했다”, “벙개를 할 거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2000년 초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채팅 붐이 일던 시절이 떠오른다.

인터넷 채팅은 당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대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주목받으며 새로운 시대를 열였다. 그러나 동시에 음란채팅과 가정파괴 등의 폐해를 동시에 가져온 바 있다. 인터넷 보급 당시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휴대폰을 통한 ‘제 2의 채팅 붐’이 예고되고 있다.

인터넷이 연결된 스마트폰을 이용한 무분별한 메신저는 인터넷 채팅보다 더 큰 폐해를 가져올 수 있어 우려된다. 휴대폰을 손에서 떼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습관과 맞물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중독성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정신 질환을 유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04년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 인터넷 채팅이나 인스턴트 메신저를 이용한 ‘사이버 괴롭힘(cyberbullies)’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바 있다.

사이버 괴롭힘을 정의한 미국 심리학자들은 “사이버상에선 상대와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기 때문에 모욕적으로 무례한 말을 해 정신적 상처를 입힐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모르는 사람에게 그 정도는 더욱 심각할 수 있어 심각하면 우울증 및 정신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편리 기능 뒤에 숨은 폐해

같은 어플 사용자 송인혜(가명·여·28)는 “사용자끼리 무분별한 대화와 만남 가능성도 높다”며 “질 좋지 않은 사람들이 저질스러운 대화를 일방적으로 보내기도 하고 마음에 안 들면 욕을 하기도 해 모욕적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송 씨는 휴대폰 채팅을 통해 사이버 괴롭힘을 당하고 있지만 본인은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편리한 기능 뒤에 숨어있는 폐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Whoshere을 이용하는 이유를 물어보니 ‘심심해서’란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단시간 내에 수많은 사람들을 접하지만 깊은 정까지 나누긴 힘든 현대인의 모습이 그대로 반영된 듯하다.

휴대폰이 최고의 놀이도구가 된 셈이다. 바쁜 현대인들이 ‘심심할때’ 아는 이에게 전화를 하기 보단 모르는 사람과의 메신저 대화를 더 즐기는 현상이 왠지 쓸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