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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쌀 땐 못 사고, 싸니까 더 못 사

김관식 기자 기자  2010.05.18 09: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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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김 대리가 저번에 분당 20평짜리 집을 1억5000만원에 사서 지금은 1억이나 올랐대요”(서초구 38세 직장인)

“저는 다른 지역에 괜찮은 집이 있었는데 비싸서… 지금은 급매물이 나와도 사는 사람도 없어요”(서초구 42세 직장인)

침체된 주택시장에 대한 추가하락 우려가 수요자들의 관망세를 더욱 짙어지게 만들고 있다. 과거 집하나 잘 골라 집값이 오를 때 팔아 차익을 남겼던 시대가 옛말처럼 들리는 것은 물론 매수 타이밍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로 접어든 것이다.

특히 고가 아파트들의 경우 투자 수익이 높았던 만큼 비싸서 매수를 망설였지만, 이들 중 가격을 낮춘 급매물에도 수요자들은 냉랭한 반응이다.

실제로 수요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투자처로 꼽히던 재건축아파트와 대형아파트들은 수요문의가 사라져 집값은 물론 호가 역시 떨어지고 있다. 지속적인 주택시장 침체기를 우려한 사람들이 싼값으로 물건을 내놓고 있지만 거래만 간간히 이뤄질 뿐 수요자들에게 철저히 외면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시장회복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이 집값상승은 고사하고 추가하락이 더 점쳐지고 있어 파격적인 가격이 아니면 손해보고 사는 느낌이 든다는 이유다.

용인시 성복동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007년도에 책정된 (대형면적)분양가가 입주 시기에 와서 많이 떨어져 급매물을 찾는 손님들도 이보다 더 떨어진 물건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 말이면 종료되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감면 때문이라도 집을 팔아야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는 한시라도 빨리 내놓겠다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문제는 전반적인 주택시장 약세로 수요가 없는 급매물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물론 주인 없는 매물이 많으면 전세시장에 안정을 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약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분위기가 강세로 반등 했을 때, 갑작스런 시세상승도 우려해야 할 대목이다.

경제를 이끌어 가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인 적절한 공급과 적절한 수요, 정부의 리더십이 아쉬운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