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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직원 아이폰 쓰다 퇴사?

나원재 기자 기자  2010.05.14 13: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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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말 등장한 아이폰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구도를 심화시키고 있는 등 여러모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때문에 경쟁사들은 올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아이폰의 시장지배력을 약화시키는 한편, 전략 제품의 마켓시어(MS)를 끌어올리기 위해 분주하다.

어찌 보면 이러한 움직임은 자사 제품에 대한 확신과 자존심을 내세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이의 일환일까? 삼성전자는 지난해 수원공장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자사제품 사랑 캠페인’을 펼쳤다. 올해 초부터 모든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보장한 채 자사제품을 사용토록 한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당시 타사 제품을 사용할 때 비닐팩을 씌우게 해 정전식인 아이폰의 사용을 막은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삼성에 따르면 이번 캠페인은 결론적으로 애사심 고취와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서였다지만 아이폰을 견제하고 있다는 지적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운 모양새다.

그리고 최근 이러한 지적에 조금 더 심증이 갈만한 일이 삼성전자에서 새어나왔다. 얼마 전 삼성전자 직원이 아이폰을 사용하다가 회사 임직원에게 들킨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당시 임원은 부서를 수시로 찾아와 “아직 다니고 있네?”라는 식으로 눈칫밥을 줬고, 중간 간부는 이러한 상황을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해당 직원은 자진 퇴사를 하고 말았다.

여기서 명백한 것은 삼성전자가 나가라고 해서 나간 게 아니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 떠밀려 나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이유는 무얼까?

이 대목에서 얼마 전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트위터를 통해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후배가 아이폰이 3년 후면 쇠퇴의 길을 걸을 것이라며 좋아해 아이폰의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보여줬더니 혼란스러워 했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은 기계 몇 대를 판매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지적한 일화가 또 다시 뇌리를 스친다.

   
   
이러한 사례가 삼성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일반화의 오류’로 지적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애사심과 보안이라는 이유만으로 경쟁사 제품에 대해 편협한 사고를 갖게 한다는 것은 글로벌 기업 삼성과 오히려 더욱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상대방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 있다. 최근 아이폰 대항마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갤럭시A’가 CPU 속도 과장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상황도 아쉬움을 더한다.

삼성에게 있어 아이폰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뛰어넘어야 할 경쟁사 제품 그 이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