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제유가가 연일 급락을 거듭하며 유가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이 같은 현상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지난 3일 소폭 오른 것을 마지막으로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 서부텍사스 원유(WTI) 선물유가와 런던석유거래소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유가는 무려 3달러 이상 급락하기 시작, 불과 4일만인 7일 80달러 후반에서 70달러 중·후반대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유럽 재정위기 확산 ‘유가시장 요동’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 역시 그동안 WTI와 브렌트유 가격을 뛰어넘으며 고공행진을 했지만 역시 이들 유종과 함께 급락세로 돌아서기 시작했고 결국 80달러 후반을 유지하던 가격이 70달러대로 하락했다.
가장 큰 원인은 그리스 재정위기와 함께 주변 국가들로의 확산 우려다. 이에 유로존 국가들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리스에 구제금융 1100억유로 지원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이 재정 위기 타개를 위한 구체적인 처방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유가시장을 안정시키지는 못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유로존 국가들이 그리스에 대한 재정지원에 합의했지만 그리스 국채가격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포르투갈, 스페인 등이 국채 발행 시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며 “그리스 재정위기로 인해 유럽 국가들의 은행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지속적인 유가하락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국적 에너지컨설팅업체 에너지인텔리전스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유럽의 재정위기 가능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한 뒤 “유럽연합(EU)및 IMF의 그리스 재정지원 방안이 불충분할 경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상승했던 유가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EU 재무장관들은 10일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유로존 전체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5000억유로 규모 구제금융 기금 조성에 합의했다. 또 IMF이 이와 별도로 2500억유로를 추가로 지원키로 결정, 국제유가가 다시 서서히 고개를 들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7500억원 구제금융 ‘국제유가 급락 돌파’ 관심 원유공급 과잉현상도 유가급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최근 발표한 주간석유 재고(4월 30일 기준)에 따르면, 미국 원유재고는 지난주 대비 280만배럴 증가한 3억6100만배럴, 휘발유재고는 지난주 대비 130만배럴 증가한 2억2500만배럴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세계 석유수요는 1일 8604만배럴(4월 기준)로 지난해 4월 대비 146만배럴 증가했지만 동절기 난방유 수요기와 드라이빙 시즌 사이인 석유소비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지난달에 비해 80만배럴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의 4월 수요는 지난해 4월 대비에서도 0.5% 감소했다.
반면, 비OECD국가의 수요는 4.2% 증가했지만 비OECD를 주도하는 중국이 지난달에만 893만배럴로 지난해 4월 대비 5.7%증가, 지난 1분기 평균 14.7% 증가한 것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됐다.
4월 현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생산량은 지난달 대비 4만8000배럴(일일기준) 감소했으며 비OPEC의 원유생산량 역시 6만5000배럴 감소했다. 하지만 세계 석유공급량은 8700만배럴로 공급과잉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공급 과잉 ‘장기적 유가급락’
OPEC은 원유 과잉생산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감산을 고려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OPEC 압둘라 알 바드리 사무총장은 최근 아랍 에너지 회담에서 “글로벌 원유시장이 과잉공급 상태에 빠져있다”며 문제를 인정했지만 “유가 급락의 원인이 그리스 문제였기 때문에 그리스 문제가 해결되면 유가도 자연스럽게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발 금융위기가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잉생산이 지속되면 유가하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석유수급 측면에서는 미국의 석유재고가 증가하고 있어 지속적인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여기에 세계적인 경제 성장 둔화 가능성이 겹치면 유가하락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