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각별한 고향사랑이 화제다.
신격호 회장은 매년 5월이면 고향인 경상북도 울주시 삼동면 둔기리를 찾아 옛 둔기마을 주민들을 초청 마을잔치를 벌여왔다. 둔기마을은 공업용수 확보를 위해 대암댐이 건설되면서 수몰됐다.
청년시절 일본으로 건너간 신 회장은 고향사람들이 수몰로 흩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1971년 마을이름을 딴 ‘둔기회’를 조직했다. 고향땅은 수몰돼 사라졌지만 그리운 사람들은 해마다 한자리에 모일 수 있도록 40여 년간 한결같은 자리를 마련해 온 것이다.
주민들의 참여도와 호응도도 예전보다 높다. 주민들은 수몰된 마을을 떠난 이듬해부터 지금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1년에 한번 씩은 고향을 찾았다.
전국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던 동네주민들이 이날 하루만큼은 ‘둔기리’라는 지명 하에 하나가 돼 모여들었다. 둔기리 주민들의 ‘고향 잃은 슬픔’이 40년이 지나는 동안 누구보다 각별한 ‘고향 사랑’으로 바뀐 것이다.
해를 거듭하는 동안 바뀐 것도 있다. 처음에는 수십 명밖에 안 되던 ‘둔기회’ 회원이 어느새 1000여명으로 늘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아들, 손자, 며느리 등 세대가 더해져 모임의 규모도 커진 것.
한 동네 살던 이웃들의 간단한 친목 모임에서 이제는 아들 딸, 손자 손녀를 포함해 가족 친지들까지 두루두루 모이게 되어 ‘명절’의 분위기도 난다.
잔치 당일인 2일,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마을회관 잔디밭은 이른 아침부터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남녀노소 수백 명으로 붐볐다.
‘둔기회원 여러분 환영합니다’라고 쓰여진 플래카드를 중심으로 초로의 노인부터 아장거리며 걷는 아이에 이르기까지 오순도순 모여 앉아 근황을 나누며 정겨운 이야기들이 오간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한판 거하게 노래자랑이 벌어지기도 한다. 투박하고 서투른 솜씨지만 흥겹기는 전국노래자랑 못지않다.
신 회장의 친인척들도 모두 잔치에 참석하며 한식과 중식 등이 푸짐하게 차려진 뷔페와 소주 등 마실 거리도 풍성하게 내놓고 있다.
참석한 주민들을 위해 선물세트와 여비 등을 준비하기도 한다. 풍족한 음식을 나누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야기하고 즐기니 흡사 가족 나들이 온 것처럼 부담이 없다.
신 회장의 남다른 고향사랑은 이 뿐만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사재 570억원을 출연해 고향인 울산의 발전을 위해 ‘롯데삼동복지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삼동복지재단은 울산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회복지법인으로 향후 사회복지시설 및 소외계층 지원, 지역주민 복지사업 등 다양한 사회복지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신 회장은 1999년 롯데장학재단을 통해 울산자연과학고에 전산교육관을 지어 기증하기도 했다.
또 울산시 교육청이 울산 남구 옥동 교육연구단지(4만1427㎡) 안에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로 건립중인 울산과학관 건립사업에도 240억원을 기부하는 등 남다른 고향사랑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