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 사장 이철휘)의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수행하는 삼성동 아셈별관은 요즘 밤새도록 불이 켜져 있다. 26층 해운업계 구조개선팀에서는 해운업 구조조정을 위한 선박 매입 및 실사가 한창이다.
27층 기업개선부에서는 최근 M&A 시장에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맡고 있다. 채권인수부에서는 부동산 PF 인수채권에 대한 처리방식을 부동산사업부에서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미분양 대책에 따른 리츠와 펀드방식의 장단점에 대해 연구 중이다.
캠코는 IMF 외환 위기 당시 불가능하리라 여겼던 금융부실 자산을 신속히 정리했을 뿐 아니라, 투입된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하고도 약 5조원의 잉여금을 초과 회수하는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실적을 거뒀다. 부실채권시장의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부실채권을 대상으로 하는 ABS를 발행했고, 많은 부실기업을 정상화시켜 구조조정시장의 리더, 경제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확고히 굳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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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이철휘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 ||
글로벌 금융위기 돌파를 위한 구조조정기금의 첫 투입사례는 해운업 구조조정분야. 해운업계에 닥친 위기를 해결하고자 정부는 캠코에 선박펀드를 조성하여 해운사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단 자금압박을 받는 선사의 배를 사고 선사는 그 배를 계속 운항하면서 생기는 수익으로 용선료를 내고, 몇 년 후 배를 다시 사가는 구조다. 캠코는 이런 방식으로 지난 해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총 23척, 7,194억원 상당의 선박을 선사들로 부터 매입했으며, 올해 말까지 20여 척의 선박을 추가로 인수할 예정이어서 국내 1위 선박운용사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캠코 선박팀의 실적은 지난 해 말 대외기관 표창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금융위원회, 국토해양부, 기획재정부 표창을 독식한 것으로 공사 창립 이래 한 팀에서 대외 4개 기관 표창이라는 그랜드슬램을 최초로 달성해 공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박금융과 더불어 최근 캠코에서 가장 바쁜 부서 중의 하나가 바로 대우인터내셔널의 매각을 주관하고 있는 기업개선부 M&A 팀이다. 현재 논의되는 금융권 메가뱅크나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으로 향후 2~3년 간은 국내 M&A 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30조원 정도의 M&A 매물 가운데 유일하게 성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포스코와 롯데가 참여하는 대우인터내셔널 정도다. 현금 동원력이 풍부한 두 기업에서 입찰에 참가하면서 다른 매물까지 인수할 여력이 줄어든 것이다.
충무로에서 흥행성이나 작품성 있는 영화라도 블록버스터급 영화 개봉 시기는 피해서 개봉하듯 M&A 시장도 인수가능 대상자의 시기나 인수여력 등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이철휘 사장은 지난 해 5월부터 이러한 흐름을 간파하고 매각 기회를 선점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기고 과감하게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에 대한 준비를 끝마쳤다. M&A 시장에서는 신속하고 과감하게 업무를 추진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 노사 상생과 화합 위한 노력, 경제 안정 기여
우리나라 금융계는 이제 빅뱅을 앞두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메가뱅크의 등장은 이미 기정사실화 된 상황이다. 이런 관점에서 과감하고 결단력 있게 일을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이철휘 사장이 현재 구심점을 잡지 못해 좌초 위기에 있는 KB號를 건져 올릴 선장으로 하마평이 나오는 것도 그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캠코의 비약적인 업무 성과 뒤에는 이철휘 사장의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이 바탕에 깔려있다. 캠코 노조는 금융노조 중에서도 강성노조로 손꼽혀 왔지만 상생의 길로 나아가자는 이사장의 끈질긴 노력과 열정에 노조도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부임 후 ‘노사협력과 화합의 선진적 노사관계로 조직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원칙으로 대화채널을 신설하고 CEO 중심의 노사간 심층적 논의를 전개해 나갔다.
이 사장은 공기업 선진화를 위해 위에서 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자세로 지난 해 초 사장을 비롯한 임원 기본 연봉 40% 삭감했다. 공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임원보수를 성과에 따라 차등화하는 ‘임원 성과관리 제도’도 시행했다. 지난 해 9월에는 국책은행을 제외한 금융 공기업 중 최초로 전직원 연봉 평균 5%를 삭감하고 연차 25% 이상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보수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했다.
그러나 캠코 이철휘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고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지난해 11월에는 모범적 노사문화 창출을 지향하는 내용의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철휘 사장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공적 소명을 가진 캠코가 노사간 상생의 파트너십을 가지고 나아갈 때 국민을 위한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최근 조심스럽게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대두되고 있지만 캠코는 국가 경제의 안전망으로 그 중추작용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지·덕·체(知·德·體)를 두루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철휘 사장은 서글서글한 인상을 갖고 있지만 변화와 화합을 위해서는 ‘철의 사나이’라는 평가를 받아도 결코 모자람이 없다.
“지난 시간들은 국가, 기업, 가계 경제를 다시 일으키기 위한 시간이었다면 남은 시간은 한국 경제의 글로벌화와 세계 속에서 금융 한국의 자리를 확실히 각인 시키는 기간이 될 것이다”
이철휘 사장의 이러한 포부가 실현돼 세계 속 금융 강국 코리아의 포효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