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는 금융정책 비전을 제시하고 국내은행이 아시아 톱 10은행에 들어가도록 구상하고 있다. 2015년까지 1개 이상 2020년까지는 2~3개 이상을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한 선결과제로 올해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와 지방은행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외환은행의 매각, 산은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민영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정부는 이런 은행들이 M&A를 통해 메가뱅크(초대형 은행)가 된다면 금융인프라의 선진화를 앞당길 수 있고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메가뱅크의 그림자를 보는 이들은 금융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는 최근의 흐름에 역행한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은 22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은행규제와 관련해 강한 의지를 천명한 상태다. 따라서 대형은행을 규제하는 볼커 룰(오바마 정부의 은행 규제강화안)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지만 금융당국의 관계자는 “국내은행을 규제하기에는 국제적인 기준에 비해 덩치가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도 “국내은행의 M&A는 미국의 볼커 룰의 규제와는 달리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초대형 은행의 탄생으로 독과점과 같은 시장집중도 증가, 대기업에 대한 대출 집중 등이 문제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성대학교 김상조 교수는 초대형 은행 탄생과 관련해 “메가뱅크가 지역적‧다국적 영업행위를 한다고 해서 규모의 경제를 가져올 수는 없다”며 “기존의 연구결과를 보면 작은 은행이 대형은행이 되면 규모의 경제를 가져올 수 있지만 대형은행에서 초대형 은행으로 커지면 규모의 경제를 통한 이득 보다는 시스템 리스크만 키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초대형 은행은 독과점만 심화시키기 때문에 시스템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건전성 강화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의 이병윤 연구위원은 “초대형 은행의 탄생은 서민금융과 중소기업 대출에 소홀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현재 논의되고 있는 초대형 은행 진행 과정에서 은행산업의 집중도 심화에 따른 경제적 폐해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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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딩이 높으면 그림자가 길어지듯 대형은행도 초대형 은행으로 탈바꿈하면 그만큼 그림자도 커진다. / 사진은 월 스트리트가 있는 미국 뉴욕의 맨해튼.> | ||
이렇게 메가뱅크라는 개념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이 환상인지, 혹은 실질적 목표인지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문제점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우려를 반영할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아직 이웃 일본의 메가뱅크를 어깨 너머 구경한 경험밖에 없는 우리 금융권이 금융규제 강화 등 미국발 악재를 뚫고 ‘덩치만 큰 금융기관’이 아닌 ‘내실 있는 메가뱅크’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이에 대한 자연스럽고도 진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