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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남부발전 포상금 20억 웬말

이철현 기자 기자  2010.04.23 15: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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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부패 척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과제다. 이는 또한 기업의 이미지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남부발전이 부패방지를 위해 내놓은 파격적인 수준의 대책 중 일부는 지나친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남부발전이 지난 22일 밝힌 반부패·청렴 추진 계획은 그야말로 부패 척결을 위한 강력한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사유를 막론하고 임직원의 골프와 업무추진비 부적절한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이를 위반 시 해임 등 강력한 중징계를 시행, 청렴결과를 인사와 평가제도에도 적극 반영해 승진에도 불이익을 줄 계획이라고 한다.

남부발전은 부패발생 사업소 연대책임제, 부패발생 본인책임제 등도 실시키로 했다. 남부발전은 올해 청렴도 1위를 목표로 반부패 추진팀 신설도 병행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남부발전의 자기 정화 노력은 분명 바람직해 보이지만, 기자의 눈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 있었다.

남부발전은 다른 직원의 부조리 행위 신고의무와 함께 위반 시 연대책임 부여하는 등의 내부신고지침을 대폭 강화했다. 강화된 지침에는 신고자의 포상금 지급한도 규모를 대폭 올렸는데 그 금액이 최고 20억원이다. 지난해 5000만원에서 무려 19억5000만원이나 오른 금액이다.

이 정도면 단순히 포상금 수준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남부발전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우리만 하는 것도 아니고 전력그룹사 모두 똑같이 상향 조정했다”며 “금액이 많은 것이 특별하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울산광역시 봉대산 방화범 신고 3억원, 국가정보원 간첩선 신고 최고 1억5000만원, 국가권익위원회 부패포상금 1억원, 광주광역시 산하 공직자 비리 신고자 포상금 1억원 등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이다.

경찰이 성폭행 살인자 김길태를 수배할 당시 현상금 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대폭 올리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할 때도 일각에선 금액을 지나치게 높였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비록 금액의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그런 부분을 떠나 남부발전의 포상금 규모와 비교해 볼 때 2000만원이라는 금액은 그저 ‘껌값’ 수준에 불과해 보인다.

남부발전이 윤리경영을 통해 모범적인 공기업의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 마련한 파격적인 대책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 같은 포상금의 규모는 너무 지나치다. 물론 내부의 비리 척결을 위해 이를 신고한 직원에게 상금을 주고 독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금액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한 것은 돈에 의존해 회사 내 부패를 막아보겠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것이 남부발전이 구축하고 있는 공기업 윤리경영의 베스트 모델인가.

부패 척결 의지가 너무 강했던 나머지 포상금의 규모가 너무 지나침을 망각해 옥의 티를 남긴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