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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성추행 사건, 3000만원 배상 판결

“직원 행위에 대해 사용자로서 책임 있다”

나원재 기자 기자  2010.04.22 11: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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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합의1부(재판장 황현찬)가 삼성전기 내 성추행 사건과 관련, 피해자 삼성전기 직원 이 모씨(35, 여)의 손을 들었다.

재판부는 이 씨가 성희롱을 당했다며 전 부서장 박 모씨와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삼성전기는 박 씨와 연대해 200만원을 배상하고, 별도로 위자료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 판결문에 따르면 박 씨가 부서 책임자 지위를 이용해 이 씨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치며 ‘상사를 잘 모시라’라고 한 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하며, 박 씨의 행위로 이 씨의 인격권이 침해되고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이 명백하다.

또, 판결문은 “삼성전기는 이 씨가 회사에 성희롱 당한 내용을 얘기했지만 형식적으로 조사한데다 이 씨에게 제대로 된 업무를 부여하지 않고 상당기간 대기발령을 내렸다”며 “회사는 직원의 행위에 대해 사용자로서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기 성추행 사건은 피해자와 삼성전기 간 대립각을 세우는 등 그동안 지지부진한 상황을 이어왔다.

   
  ▲ 수원지법은 삼성전기 직원 이 모씨가 성희롱을 당했다며 전 부서장 박 모씨와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삼성전기는 박 씨와 연대해 200만원을 배상하고, 별도로 위자료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사진은 국가인권위 성희롱 포스터.  
피해자 이 씨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은 지난 2005년까지 1년 반 동안 지속돼 왔다. 이 씨는 2005년 6월 이러한 내용을 회사에 고지했지만 삼성전기는 약 7개월 동안 이 씨에게 업무를 주지 않았다.

또, 대기발령 중이던 이 씨는 2006년 부서 배치를 받았지만 제대로 된 업무 배정을 받지 못 한 상태에서 소위 ‘왕따’를 당하다 결국 다른 부서로 쫓겨났다. 참다 못 한 이 씨는 2007년 초 회사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 씨는 이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고 인권위는 1년 후인 2008년 삼성전기에 대해 ‘성희롱 예방’ 관련 권고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삼성전기는 이 같은 권고에 불복, 인권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동년 8월 31일 패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머리나 어깨에 손을 얹고 엉덩이를 친 행위 등은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주는 행위로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성희롱에 해당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성희롱 사건 발생 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신속히 분리해야 함에도 삼성전기는 피해자에 대해 부서배치 및 정식업무를 배정하지 않고 7개월 간 피해자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삼성전기는 가해자와 피해자 간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진위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성희롱 행위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전기는 당시 재판부의 결정에 대해 권고사항이지만 사실내용이 다르다는 입장을 펼쳐왔다.

삼성전기는 “피해자는 지난 2005년 TV용 부품 T/F팀에서 영업을 담당하고 있었으며, T/F팀이 해체될 때 부서 이동을 하는 과정에서 성추행 사실을 밝혔다”며 “가해자에 대해 충분히 조사했고, 피해자도 가해자 처벌보다 부서배치를 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전기는 “회사는 당시 가해자를 조사 했지만 가해자가 그 당시 이미 퇴사가 예정된 직원이었기 때문에 이후 추가 조사를 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당시 피해자도 서울로 부서배치를 원하는 상황에서 7개월 간 자리가 나질 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삼성전기는 피해자가 성추행과 관련해 일반 사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규모의 피해보상비를 요구하고 있어 당혹스런 눈치를 보여 왔다.

한편, 삼성전기는 이번 재판부 판결에 대해 법원의 판결을 존중 하지만 내부적으로 법률적인 검토를 통해 항소 여부 결정을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