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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주유소 ‘염가 공급 걸림돌은?

[기획연재]① 농협‧대형마트 “업계 견제·각종 규제"등 호소

이철현 기자 기자  2010.04.21 15: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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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마트주유소와 기존 주유업계 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 이마트, 농협하나로마트 등에 등장한 주유소는 소비자들에게 단비와도 같았다. 기름값이 더 쌌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와 농협은 이 같은 호응을 업고 주유시설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하지만 주유업계는 이들 마트와 농협의 주유업 진출이 못마땅하다. ‘밥그릇 다툼 아니냐’는 비난 섞인 시선을 감수하면서도 ‘우리도 할 말 많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와 농협의 입장 △주유업계의 하소연과 속내 △양자 간 상생 가능성 여부 등을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지난 2008년 12월 경기 용인시 이마트 구성점에 첫 문을 연 마트주유소. 당시 인근 주유소보다 리터당 100원 이상 저렴하게 기름을 판매했다. 예상대로 영업 시작 전부터 차량들이 줄지어 기다리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연출됐다.

2008년 3월 정부가 기름값을 안정시키겠다며 허용한 마트주유소의 시장 진출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2009년 5월 롯데마트도 경북 구미점에 마트주유소를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역시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마트주유소는 저렴한 제품을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지만, 운영 면에서 고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마트주유소는 그동안 인근 주유소와 적지 않은 신경전을 벌여왔다. 마트주유소 측에 따르면, 주유업계의 반발은 심했고, 이런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는 마트주유소의 진입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시장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다.

◆“마치 죄인 취급 아쉬워”

현재 마트주유소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불만을 숨기지는 않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부에서 주유소 사업을 허용해 당당하게 하는 것인데 주유업계에서는 마치 죄인 취급하는 것 같다”며 “개점 당시에만 해도 영업을 하는데 인근 주유소의 눈치를 볼 정도로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억울한 부분이 있었음을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마트주유소가) 무조건 나쁘다며 주유소 사업에 부정적인 인식을 지속적으로 심어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농협도 지난해 기존 주유소보다 저렴한 판매 가격을 앞세워 엔에치오일(NH-OIL) 주유소를 설립, 주유소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2008년 주유소 폴사인제가 폐지, 법적으로 농협이 NH-OIL이라는 간판을 달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해 연말까지 총 15개의 NH-OIL 주유소가 문을 열었고 올해 200여개로 주유소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 대형마트와 농협의 주유소 사업 진출에 주유업계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개점한 주덕농협 주유소의 모습.  

이와 함께 하나로클럽 등 유통센터에 마트 주유소를 건립하는 NH하나로 주유소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경기 고양시에 하나로클럽에 마트주유소를 보유하고 있고 향후 수원과 성남 등에도 마트주유소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주유업계의 반발과 해당 지자체의 반대로 설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농협은 정부 주유소 설립 허용으로 인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눈치를 보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다. 물론 불편한 기색도 엿볼 수 있었다.

농협 관계자는 “정부정책에 의존하다보니 그에 맞춰 농협 폴을 확대한다는 것이 우선인 것으로 보이지만 중앙정부와 지자체, 주유업계 간의 입장 차이를 조금이라도 좁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아쉽다”고 말했다.

◆“상생 보다 경쟁”

과연 이들 대형마트와 농협은 주유업계와 함께 할 수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마트 및 농협 관계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구미점에 주유소를 오픈할 때도 인근 주유소가 몰락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런 우려와는 반대로 오히려 인근 주유소들과 영업을 잘하고 있다”며 “지자체나 주유업계도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주유소 보호를 명목으로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고 경쟁을 통해 영업할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제품을 얼마나 더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마트주유소는 그 대안을 찾을 수 있는 하나의 상징적인 의미로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주유업계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것 보다 이제는 가격적인 부분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당당하게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협 관계자 역시 “주유업계의 불만이 영업을 하는데 있어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말 어렵다면 충분하게 대화를 하면서 정부 정책에 순행할 수 있는 쪽으로도 갈 수 있을 것이고 다른 방안을 모색하는 등 최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마트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한 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초점이 서민경제에 맞춰져 있다”며 “주유업계도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한 나머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것에 반대하기에만 급급한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유업계 이슈 두 번째 기획연재로 ‘주유업계의 하소연과 속내’를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