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형마트의 독자개발 브랜드(PB) 휴지제품과 시중음식점에서 나오는 물수건이나 업소판촉용 물티슈 등의 일부 제품에서 형광증백제와 같은 유해물질이 발견돼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관련당국에서는 이 물질에 대한 유해성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휴지는 한번 인쇄된 후 폐기된 종이를 재생펄프로 만들어 재활용한 것이기 때문에 표백을 하려 형광증백제 물질을 첨가한다. 종이 제조과정에서 종이를 하얗게 보이게 하고 인쇄효과나 상품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문제는 형광증백제의 실제 유해성이다. 형광증백제는 피부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발암성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종이제 식품용기·포장 및 기구 등에서는 검출 되어서는 안 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형광증백제는 유아용품이나 신체에 직접 닿는 미용화장지, 용기포장, 물티슈, 종이냅킨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지만, 물수건과 화장실용 화장지 등에 대해서는 기준이 없다.
◆대형마트 PB재생용품· 물수건 '형광증백제' 검출…"기준이 없다?"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이 생필품 등 36개 제품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대형마트 PB 3개(이마트의 ‘3겹 파워쿠션화장지’, 롯데마트의 ‘와이즐렉 세이브 알뜰 화장지’, 홈플러스의 ‘알뜰상품 화장지)’ 등 화장실용 화장지 제품에서 형광증백제 물질이 검출됐다.
대형마트들은 판매제품의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재활용 제품을 화장실용 화장지로 구분, 판매하고 있지만, 실제 일부 식당 등 업소의 경우 냅킨 대신에 화장실용 화장지를 식탁 위에 두거나 일반 가정에서도 냅킨, 미용 화장지, 키친타올 등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 김자혜 사무총장은 “형광증백제는 붉은 발진 혹은 심한 악취를 동반하는 피부염증을 일으킬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기술표준원 안전․품질표시대상 제품으로써의 규격기준이 없다”며 “화장실용 화장지로 구분을 뒀지만 실제 가정에서 화장실에서만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다소비 품목인 화장지에 대해 형광증백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수건과 판촉용 물티슈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004년 수도권 76개 주유소에서 제공하는 판촉용 화장지에 대한 품질시험을 실시한 결과, 조사대상 76개 제품의 절반인 38개 제품에서 형광증백제가 검출됐고, 지난 2006년 서울 시내 음식점 22곳을 조사한 결과 물수건을 제공한 조사대상 음식점 모두에서 형광증백제가 검출된 바 있다.
조사 당시 한국소비자원은 △물티슈, 물수건의 위생관련 기준 단일화 △물수건의 형광증백제 사용금지 항목 추가 등을 복지부에 건의했지만 지금까지도 관련 기준은커녕 규정조차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주유소 및 제조업체에서 판촉용으로 제공하는 물수건 등으로부터 피부에 영향을 준다는 피해사례가 접수된 바 있다”며 “소비자의 안전을 고려해 시판되는 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양질의 판촉물을 제공하거나 다른 종류의 판촉물로 대체하도록 할 것과, 소비자들은 주유소에서 판촉물로 제공하는 화장지를 냅킨이나 키친타올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중국에는 형광증백제 규제 있다”
발암물질 논란이 있지만, 형광증백제가 실제로 건강에 유해한 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것도 문제시 된다.
한국소비자원 화학섬유팀 최환 팀장은 “형광증백제는 해외에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확실한 근거문헌이 없어 유해에 대한 유무 논란만 있을 뿐 사실 확인이 안 된다는 것이 문제”라며 “현재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규제가 없는 반면 중국 등의 후진국에서는 오히려 규제가 있어 국제적 조화를 고려할 때 유해논란이나 관련 기준제정 등을 단순하게 다룰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이어 “현재 환경을 고려한 녹색소비로 재생소재제품 활용 등을 적극 권장하는 국내 실정에서 재생 제품 관련 기준을 정하게 되면 오히려 환경운동에 문제를 야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또한 관련기준을 제정할 경우 100% 천연 펄프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화장지 가격 상승 우려가 있어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오히려 손해”라고 말했다. 그는 “제조업체에서 권장하는 용도에 맞게 소비자가 알아서 사용하는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