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남는게 없더라도 가지고 있으면 부담이니깐 일단 팔고 보는거죠”(대구 소재 D시행사 관계자)
“미분양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는 물론 요즘은 입주율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마케팅 방법도 부서간에 논의되고 있습니다”(중견건설사 주택사업부 관계자)
공공물량으로 쏠려진 주택시장 열기로 인해 민간물량이 찬밥 취급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건설사들은 신규 분양시기를 고려하기보다는 입주율을 높이거나 남아있는 기존 물량 해결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사놓은 개발지는 있는데 시장이 좋지 않아 계획을 미루고 있다”며 “많지는 않지만 일단 여기저기 남아있는 물량을 해결하는데 인력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꿈쩍않는 ‘악성’ 미분양

이달초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2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11만6438가구로 11만9039가구를 기록했던 전달보다 2601가구(2.2%) 감소했다. 이는 전국 미분양 16만5641가구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1년전과 비교해서는 5만여가구가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른바 ‘악성’인 준공후 미분양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준공후 미분양 가구수는 5만40가구로 5만988가구를 기록했던 1년전과는 큰 차이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국에 남아있는 미분양 가운데 준공후 미분양이 차지하는 비율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2월 전국 미분양 가구수 가운데 준공후 미분양이 차지하는 비율은 30%를 약간 상회했을 뿐이지만 지금은 40%를 훌쩍 넘어섰다. 결국 전국 미분양 10가구 가운데 4가구는 이미 지어진 아파트로 적절한 분양시기를 놓쳤다는 이야기다.
서울에 소재한 S시행사 관계자는 “문의전화가 끊이지는 않지만 분양시기를 놓칠수록 미분양 파는 일은 더 힘들어지고 있다”며 “요즘에는 위치도 뛰어나고 상품성도 좋은 아파트들이 많이 등장해 기존에 분양됐던 물건들이 관심 받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표준건축비 밑도는 아파트 등장
상황이 이렇다보니 종전까지 보기 힘들었던 분양조건의 부동산 매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건설사들의 ‘눈물겨운 파격조건’이 제시되는가 하면 입주율을 높이기 위한 각종 마케팅도 눈에 띄고 있다.
대구시 동구에서는 잔여물량 해소를 위해 표준건축비도 안되는 금액을 제시한 아파트가 시장에 나왔다. 대구시 동구 각산역 일대에 들어서는 ‘각산역 퀸 덤’은 분양당시 3.3㎡당 560만원대였지만 현재 잔여물량은 480만원대에 분양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미분양을 팔기 위한 특별할인조건이지만 이는 표준건축비도 안되는 금액”이라며 “물론 국토해양부가 해마다 제시하는 표준건축비가 부풀려 있기는 하지만 토지비용을 추가로 감안한다면 대구시는 물론 여타의 소도시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없었지만 잔여물량에 한해 다양한 혜택을 추가한 사례도 모습을 보이고 있다. LIG건설이 지난해 12월 분양한 ‘중랑숲 리가’의 경우 지금은 계약금 5% 대출, 중도금 대출 60% 이자후불제, 발코니 무료 확장 등 혜택을 얹었다.
대형건설사도 상황은 마찬가지. GS건설의 ‘서초 아트 자이’는 잔여물량 계약시 중도금과 잔금을 선납할 경우, 최대 3억원까지 할인폭이 주어지며 대림산업이 고양시 원당역 일대에 선보인 ‘고양 원당 e-편한세상’도 최대 1억6000만원의 할인 혜택이 제공되고 있다.
한 주택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분양시기를 놓친 미분양은 팔릴때까지 오점으로 남게된다”며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 입주시기까지 놓친 물량을 파는 것은 신규분양보다 10배 이상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수익성 고려안된 할인분양… “되레 독 될 수도”
그러나 건설사나 시행사들의 이 같은 ‘파격적인 분양혜택’이 되레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기존 계약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다. 물론 건설사들은 ‘아파트 역시 하나의 상품으로 남은 물건을 할인해 분양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는 논리지만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 심리가 입주거부 현상까지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계약률을 높이기 위한 이러한 혜택이 건설사들의 자금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수도권에 소재한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할인분양은 최소한의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조건하에서 진행하지만 최근에는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분양물건도 있다”며 “계약률을 높여 입주까지 완료했더라도 결국에는 해당 사업에 쏟아부은 사업비를 회수하는 것이 불가능해 유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