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약사를 상대로 기습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어 제약업계가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추측만 무성할 뿐 공정위가 왜 이 같은 조사를 벌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공정위는 시민단체 등이 고발한 제약업체들 외에 상당수 업체들에 대해서도 폭넓은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2개 제약사를 의약품 담합의혹을 제기, 공정위에 고발했다. 경실련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실거래가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모든 의료기관 및 약국의 실거래가 신고가격이 요양기관의 규모나 거래하는 제품의 양과 상관없이 같은 기간 같은 실거래가로 신고 됐다.
또한 특정품목의 상한가 조정이 있는 경우 전국적으로 동시에 동일가격으로 변동했고 변동시점도 일치했다. 실거래가 제도 도입의 취지대로라면 개별 의료기관이 정부당국에 신고하는 실거래가격은 각 의료기관과 제약회사 및 도매상과의 계약조건에 따라 큰 차이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점을 발견할 수 없었던 것.
이에 경실련은 제약회사, 약국 11개, 의료기관 33개 등이 체계적인 담합을 통한 구조화를 이뤄낸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위에 강력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의 직무유기에 대한 책임도 있음을 강조했다.
◆담합 의혹 경실련 고발에 제약업계는 추운 겨울 더욱 움츠리기 시작했다. 올해도 이 같은 업계의 모습은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공정위의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9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경실련이 신고를 접수받아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며 “더 이상 자세한 사항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올해 초 태평양제약, 신풍제약 등을 시작으로 경실련이 고발하지 않은 회사들을 상대로 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또 다른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닌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실련이 공정위에 고발한 업체는 중외제약, 대웅제약, 한국노바티스, SK케미칼, 한국화이자제약, 동아제약, 한독약품, 한미약품, 한국쉐링, 글락소스미스클라인, 한국엠에스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등 12개사다. 최근 알려지고 있는 것은 고발 접수된 12개사 외에도 상당수 제약사들에게서 담합 혐의를 포착, 조사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서울대병원 등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의약품 유찰 사태와 관련, 제약사들이 담합을 주도해 이 같은 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조사 대상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지난 6일 한독약품 기습조사는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한독약품은 서울대병원 입찰 시기를 눈앞에 두고 조사를 받았는데 공정위가 이 시기를 전후에 기습 침입,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약가제도 시행 앞두고 “억울하다” 한목소리 제약업계는 최근의 의약품 입찰 유찰 사태는 정부의 새 약가제도 시행을 앞두고 제약사들 입장에서 불가피한 선택인데 정부가 담합으로 몰아붙이고 있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실련 고발과는 따로 복지부에서 공정위에 요청해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로운 제도 시행을 앞두고 당연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데 무조건 담합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공정위의 이번 조사 대상에 한국제약협회와 다국적의약산업협회, 제약협회의 비상대책위원회에 임원으로 참여하는 제약사들이 조사 대상에 포함돼 ‘표적 조사’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이처럼 공정위의 기습적인 조사에 긴장하고 있는 제약업계는 일단 조사대상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갑작스런 조사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매우 광범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를 받은 업체도 언제 또 다시 조사를 받을 수 있고 그렇지 않은 회사도 마음이 편안하지는 않을 것 아니냐”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경실련이 공정위에 고발한 12개 제약사에 대한 의약 담합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공정위의 광범위한 조사는 결과에 따라 제약업계에 매우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