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LG전자가 에어컨 디자인 도용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발단은 ‘색동’을 디자인한 이규환 작가가 자신의 디자인을 도용했다며 LG전자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 해당 제품은 지난 2008년 출시된 에어컨으로, 이 작가는 에어컨 디자인 바탕에 ‘색동’ 디자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지난 1차 판결 때 승소를 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설명이지만 이 작가는 이에 항소를 제기, 본인의 지적 재산권을 인정받겠다는 각오다. 내용을 따라가 봤다.
이규환 작가는 지난 2005년 ‘색동’ 디자인으로 청계천 벽화 작업을 했으며, 이 외에도 각종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색동의 세계화를 꿈꾸는 중견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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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규환 작가는 색동 디자인의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
이 작가에 따르면 당시 디자이너들은 이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동년 10월 작가가 선정될 것이니 디자인 작업을 해서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는 동년 8월 이메일을 통해 작가의 색동 문양을 응용한 냉장고와 에어컨을 보내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이 작가는 동년 9월 LG전자 매장에서 색동벽화 문양과 스케치 문양을 이용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을 발견, 동년 10월 디자인팀장에서 저작권 침해라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디자인팀은 에어컨에 응용된 디자인은 이미 동년 1월 출원하고 4월에 등록했다는 입장만 돌아왔다.
이에 이 작가가 특허청에 확인해본 결과, 해당 디자인은 2008년 4월에 출원하고 8월에 등록됐다. 이에 이 작가는 이듬해 2월 LG전자를 대상으로 가처분 신청과 함께 서울중앙지법에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독창성 없다면서 특허는 왜?
LG전자는 이 작가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지난 2009년 6월 1, 2차 재판 당시 색동 디자인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색동 문양은 일반적인 문양으로 독창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작가에 따르면 LG전자는 색동 벽화 작품은 일반적인 삼베 문양으로 저작권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며, 파울 클레의 삼베, 네이버 포토샾, LG화학 디자인 등록과 벽지 패턴 등을 근거 자료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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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규환 작가가 주장하고 있는 색동벽화 작품 디자인이 LG제품 문양으로 바뀌는 과정. 좌측부터 ⓛ색동 벽화 작품 문양 ②색동문양을 확대 ③LG제품디자인 문양 ④LG 측에 이메일로 보낸 색동 디자인 스케치 |
이 작가는 “LG전자가 저작권 침해한 색동 벽화 문양과 유사한 실제 제품 문양은 의도적으로 비교하지 않았다”며 “LG전자의 주장대로 삼베나 직조 문양이 독창성이 없다면 왜 직조 문양 특허를 냈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1심 LG 승, 항고는?
특히, 이 작가는 3차 재판 당시 LG전자가 제출한 디자인 개발과정 문양은 특허부장에게서 받은 디자인 개발과정 문양과 다르다고 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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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규환 작가는 지난 2008년에 출시한 LG전자 에어컨 디자인 바탕에 색동 디자인이 접목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이 작가는 특허부장이 준 자료가 이상해 A사를 찾아갔다고 운을 떼며 “LG전자는 A사와 6~7개월 간 공동으로 샘플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쇼까지만 A사를 통했고 실제 제품은 다른 곳과 진행, 이에 A사는 이러한 과정을 소비자단체와 함께 6개월 동안 투쟁하면서 세간에 알리려고 했지만 LG전자가 찾아온 후 무마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A사가 LG전자에 이의를 제기한 시점이 2008년 1월로, 이 작가는 LG전자가 다음 달인 2월에 색동 문양을 소개받고 디자인을 활용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 밖에도 이 작가는 작품이 유사하더라도 창작 이전에 서로의 작품을 알거나 접해본 사실이 없다면 두 작품 모두 창작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는 법에 의거해 LG전자가 앞서 색동 작품을 알기 전인 2008년 1월에 의장등록을 했다고 거짓으로 증언한 것도 이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이번 디자인 도용 논란은 현재 1심 판결에서 LG전자의 승소로 마무리된 가운데 이 작가는 관련 자료를 보충해 항고할 생각이다.
이 작가는 “예술가로 살다보니 그동안 사회에 대해 잘 몰라 이런 일을 당한 것 같다”며 “주위에서는 이번 일을 놓고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며 말리지만 대기업의 횡포에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이 줄어들 수 있도록 끝까지 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이번 디자인 도용 외에도 협력사 토사구팽 논란과 관련, 신우데이타 김종혁 대표를 대상으로 형사재판 패소에 대해 항고를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