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항공사가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마일리지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2002년 항공좌석 구매 및 승급시 마일리지 공제를 대폭 늘리면서(즉 고객 부담이 커지면서) 본격화된 마일리지 논란은 아직 해결이 되지 않은 채 10년 가까운 논점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마일리지 관련 개선에 강한 입장 표명을 하고, 대한항공이 빠르면 4월 중 자체 개선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10년 논란이 이번 봄에 종지부를 찍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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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적으로는 항공업계 대 공정위의 국면이지만, 부수적으로는 마일리지 문제를 빌미로 한, 당국(공정위 외에도 금융당국등까지도 포함)의 한진그룹 주요사들에 대한 재무건전성 감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묵은 마일리지 논란…항공사 철벽 무너질까
항공사들이 운영하는 마일리지 제도는 신용카드사들의 포인트제와 유사하다. 항공기 탑승시 혜택분을 적립해 항공좌석 매입 등으로 사용하는 제도다. 이후 제도가 확장돼 신용카드사들과의 제휴 서비스를 통해 카드 사용시 마일리지를 얻기도 한다.
항공사들은 자체 마일리지 회원의 이용 내역이나 제휴 마일리지 판매액 등을 일체 비밀로 유지해 왔다.
이에 따라, 여러 소비자 불만 중 '(마일리지로 구할 수 있는) 보너스 좌석을 임의로 조정해 사실상 사용을 어렵게 한다'는 문제제기 등에 대해 사실상 자료 취득을 원천봉쇄하는 식으로 방어해 왔다. 아울러 마일리지의 법적 성격에 대해서도 재산권이 아닌 혜택 제공이라는 방어논리를 펴 왔다. 이에 따라 사용시 각종 불이익(사용폭에 대한 제한, 상속 제한 등)을 정당화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공정위가 소비자·시민단체들의 요구를 반영해 마일리지제도 개선을 추진하면서, 이같은 철벽이 무너질지 주목되고 있다.
◆공정위 '그간 나온 문제 모두 건드릴 기세'
공정위가 이 해묵은 논쟁에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고 나서 주목된다. 공정위 손인옥 부위원장은 지난 3월 25일 "항공사 마일리지 문제는 공정위가 집중적으로 검토하는 과제"라며 "여러 방안을 마련해 개선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 부위원장은 특히 공정위가 마일리지 개선 문제에 미온적이라는 세간의 평을 의식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방송 출연 기회에 말하기도 했다.
손 부위원장의 지적은 "마일리지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크게 좌석을 받기 어렵다는 점과 마일리지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 제도가 소비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2002년 이래 제기된 문제들을 모두 건드리겠다는 '전방위 공세 선언'이다.
이같은 공세는 법적인 해석면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발로로 읽힌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이 최근 법학교수나 법률가 등 법학전문가들에게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10명 중 6명은 '항공마일리지'는 '소비자의 재산'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168명의 법학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8.2%가 '항공마일리지는 소비자의 정당한 재산'이라고 답하는 등 '서비스를 이용하고 정당하게 받은 유상 서비스'라고 마일리지를 규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여유좌석(보너스 좌석) 이용(등 제한)은 부당하다(64.5%)는 의견에도 과반이 넘는 전문가들이 답했다고 경실련은 밝혔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경실련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고발한 바도 있다.
◆대한항공 '정보공개' 많이해 양보 당국과 타협 가능성
이에 따라 항공업계는 공정위 등 당국이 인내심을 잃고 독점규제법 등 활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이번 봄에 꺼내들지 않도록 최상의 절충안을 낼 가능성이 존재한다.
대한항공이 자체 개혁안 추진이라는 제스처를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도 이같은 문제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마일리지 판매량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 민주당 이성남 의원 등이 거래 상대방인 신용카드사 자료 등을 우회적으로 분석, 대략의 규모를 산출하는 개가를 올린 바 있다. 이미 정보 통제의 벽이 상당 부분 무너진 터라 최후까지 강하게 집착할 가능성이 낮아지는 쪽으로 흐르고 있는 것.
결국 대한항공의 이번 마일리지 자체 개혁안은 고객들에게 서비스 좌석 규모를 기존보다 많이 공개하고 좌석 배당을 늘리는 문제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대한항공이 어느 정도까지 양보할지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