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김장실 예술의전당 사장은 정치학 박사가 아닌 가요사 박사였다. 지난 2일 오후 3시 서울종합예술학교(이사장 김민성)이 주최한 초청 특강 ‘한국 대중가요의 정치사회학’에서 김장실 사장은 1920년대부터 1980년까지 시대상을 반영한 대표곡 13곡과 배경이 되는 있는 정치·사회적 배경을 설명했다.
김사장은 정통 관료 출신이지만 대중가요를 주제로 한 스타 강사로 유명한 김사장은 각각의 가요를 MR 반주에 맞춰 직접 열창해 큰 박수를 받았다. 특강에 참여한 서울종합예술학교 실용음악, 공연제작, 뮤지컬예술학부 300여명 학생들도 함께 따라 부르며 특강 분위기가 흡사 ‘가요무대’ 같은 정겨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김사장이 부른 노래는 1927년 ‘황성옛터’, 1939년 ‘꽃마차’, 1946년 이인권의 ‘귀국선’, 1953년 ‘이별의 부산정거장’, 1964년 ‘동백아가씨’, 1969년 ‘기러기아빠’, 19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이다. 특히 이미자가 부른 ‘기러기 아빠’는 중동건설과 월남전으로 가족을 남겨두고 해외로 돈벌이를 떠나는 가장들의 아픔을 담은 노래로 1990년대 조기유학이 유행하게 되자 홀로 남은 아버지를 기러기 아빠로 부르는 국제적 이산과 관통하며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이렇듯 일제 강점기부터 산업화 시대에 이르기까지 서민들 아픔을 대변하거나, 때론 위로한 대중가요를 정리해볼 수 있는 유익한 강의였다.
영남대 법대를 거쳐 서울대 행정학 석사, 화와이대학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장실 사장은 행정고시 23회에 합격해 1979년 문공부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했으며, 문화관광부 공보관, 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무국장, 국무조정실 교육문화심의관,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등 문화예술정책 관련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지난 12월 예술의전당 12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김사장이 대중가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89년 하와이대학 정치학 박사 과정 시절로 당시 학교 과제로 한국의 정치·사회적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서 1920년에서 1970년까지 대중가요 대표곡을 선정하고, 노래에 깔려 있는 정치·사회적 배경을 조사하며 이 분야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 1992년 귀국 후 대중가요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며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고, 이를 바탕으로 관공서, 사회기관, 대학교 등에서 관련 특강을 펼치며 한국 가요사 관련 스타 강사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현재 대중가요 담론을 총결산하여 집필한 ‘한국대중가요의 정치사회학(민음사)’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김장실 사장은 “드라마, 가요, 영화 등 한국의 대중문화산업이 전세계에서 각광받으며 한류가 중흥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끼와 재능이 넘치는 서울종합예술학교 출신 학생들이 한류를 확산, 심화시키는데 주축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