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주 불거진 GS건설의 ‘영종자이 미입주자 계약해제 통보’ 사태가 결국 429가구 모두 계약해지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1일 GS건설에 따르면 지난 주 ‘다음달 10일까지 이자를 납부하라’는 내용과 함께 계약해제를 통보받았던 429가구는 결국 이자를 내겠다는 의사를 보이지 않아 계약해제 처리됐다. 이로써 이들 가구들은 가구당 적게는 5000만원에서 2억원이 넘는 위약금 등을 고스란히 뱉어야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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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15개동, 1022가구로 구성된 영종자이는 지난해 10월에 입주를 시작했지만, 주변 인프라 시설은 단지 앞 초·중·고 등학교 말고는 찾아볼 수 없다. > | ||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입주를 마친 입주민들로부터도 거센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GS건설이 ‘영종지역 단일규모 아파트로는 최대 규모’라며 야심차게 분양했던 이곳은 현재 30%도 넘기지 못하는 입주율로 자이 브랜드에 먹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GS건설이 그동안 분양했던 다른 지역들의 문제점들이 연이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영종일대에서 분양을 담당했던 모 시행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우려한 것만큼 (계약해제 문제가) 심각하게 전개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이번일로 다른 지역 자이 입주민들의 불만도 관심을 받을 것 같다”고 밝혔다.
“(영종자이 단지 내) 상가에 편의시설이 없어요. 언제 (마트)들어오는지…”(영종자이 입주민)
“사람이 없는데 (상가)들어올리가 없죠, 당연한 것 아닙니까”(영종자이 아파트 앞 고등학교 관계자)
지난 2008년 밀어내기 분양 여파로 생긴 미입주 물량이 좀처럼 소진되지 않으면서 기입주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건설사도 돈을 회수하지 못해 유동성에 큰 타격을 입고 있지만 입주민들 역시 그들이 누릴 수 있는 편의시설 등 주변 인프라 시설에 대한 개발이 늦춰지면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천 ‘영종자이’의 경우, 현재 입주율이 30%미만에 그치고 있는 상태에서 분양대금을 미납한 일부 가구에 대한 계약해제도 진행됐다. 현재 GS건설은 “(계약 해제로)건설사가 좋다 나쁘다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다”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지금같이 집이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사례가 다른 아파트에서도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불편한 자이… 계약해제보다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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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종자이 단지 두개의 출입구에 위치한 상가에는 부동산 중개업소와 문구점을 제외한 다른 편의시설은 아직 입점하지 않아 주민들은 큰 불편함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
지난주 영종자이 아파트 113동 앞에서 만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한 여성은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단지 내에 필수적으로 있어야 할 세탁소, 마트 등이 전혀 없다”며 “단지 앞에 초·중·고등학교가 있지만 학원이 없어 아이들 더 크면 어떻게 교육을 시킬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본지에서 단지 주변을 둘러본 결과, 영종자이 아파트 단지 내 상가건물은 총 두 동으로 문구점 1개, 부동산 각각 1개씩만 있을 뿐 나머지는 비어있었다. 인근 고등학교 관계자는 “슈퍼는 여기서 1.5㎞정도 나가야 하는 거리에 있는데 걸어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단지 앞에 자리 잡은 한 중개업소 대표는 “현재 260가구정도 밖에 안 살고 있는데, (상가입점도)입주가 어느 정도 돼야 들어올 것 아닌가”라며 “이 상태로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주변 인프라 시설 중 기본적인 문제에 해당되는 대중교통은 이 지역에서 가장 시급해 보인다. 아파트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나오게 되면 왼쪽으로는 지하철 공항철도 운서역 방향, 오른쪽은 인천공항방향이다. 하지만 매 20분마다 오기로 한 버스는 정시보다 20~30분 늦는 것은 물론 버스정류장 표시판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은 사람만 피해… 재분양 가나?
“이자를 한 푼이라도 납부한 사람은 이 정도까지는 아닌데, 빨리 (이자, 원금을) 내라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429가구) 말고도 예전에 24가구도 계약해제 처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영종자이 단지 앞 A 중개업소 대표)
현재 영종자이는 분양대금 즉, 금융권으로 갚아야 할 돈으로 인해 일부 입주예정자와 갈등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분양 당시 GS건설은 계약자들이 중도금을 금융권에 대출한 것에 대한 연대보증을 섰다. 여기에는 계약자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할 시에 GS건설은 계약을 해제하고 납부된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금융권에 우선 상환하는 조건이 포함돼 있다.
결국 지난 31일부로 계약해제를 당한 429가구가 오는 10일까지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았다면 GS건설이 금융권에 1300억원을 대위변제해야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반면 계약해제 된 429가구는 앞으로 아파트 소유권을 상실하게 됐고 위약금 및 이자를 물어야한다.
이에 GS건설은 지난 26일 분양대금을 기간 내에 납부하지 않은 429가구에 대해 다음달 10일까지 이자를 납부하라는 최종 독촉장과 함께 계약해제를 통보한 바 있다. GS건설은 미리 받은 계약금, 중도금, 계약해제로 생긴 이자 등으로 대위변제 및 재분양 등 향후 계획을 마련해야했기 때문이다.
429가구가 해제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장 전문가들은 “GS건설이 계약을 해제하는 것보다는 유지하는 쪽으로 끌고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계약이 해제될 경우, 계약자가 포기해야할 위약금 규모는 세대당 4800만~2억5104만원으로 이는 개인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세대가 모두 이 금액을 포기하면서 GS건설 역시 남은 물량에 대한 부담을 떠 안게 됐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재분양쪽으로 돌려질 가능성이 크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현재 부동산 시장이 장기적인 침체기 빠져있는 상황에 영종자이의 열악한 주변 인프라까지 더해지면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결국 주택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해 일어난 것”이라며 “그래도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남아있는 사람(기입주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429가구에 대한 계약해제가 있기에 앞서 이미 계약한 500여명은 “당초 약속한 조망권 확보, 가로공원 설치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말 GS건설과 한국토지신탁, 크레타건설을 상대로 분양계약 취소 등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 GS건설 측의 일방적인 계약해제 통보로 계약자들과 회사 측이 마찰이 불거졌고, 현재 이들은 1심 변론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와 관련 GS건설 관계자는 “앞서 2번이나 경고장을 발송했다”며 “계약자들이 채무금을 내려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아 한국토지신탁에서 계약해제를 통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개인의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이번 소송건과 계약해제통보는 별개의 문제”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