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PVC제조업 M사의 홍 사장은 간부급회의를 마칠 때마다 자꾸만 반복하는 멘트 하나가 있다. “타부서 탓하지 말고 각자 맡은바 역할을 충실히 해냅시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는 각 부서의 팀장들 중 특히 마케팅팀장과 생산라인팀장을 겨냥해서 하는 말이다. 회의석상에서 그들은 홍 사장의 깊은 염려를 아는지 모르는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자신이 속한 부서의 입장만 늘어놓는다.
팀장들이 대립하다보니 업무협조가 유기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팀원들 간에도 서로 윗사람 눈치 보기 바쁘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서로 으르렁거리는 데에는 팀마다 그럴싸한 이유들이 있다. 대립의 골이 이 상태로 계속 깊어진다면 회사가 목표했던 실적이 제대로 달성될지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홍 사장은 특단의 조치로 새로운 인사를 단행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외부인사를 영입하자니 회사의 전반적인 흐름이 새롭게 세팅되는 데까지 걸려야할 시간들이 만만치 않다. 홍 사장은 보다 냉정하게 두 팀장의 역할과 역량을 저울질 해 보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각 개개인을 놓고 보면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다.
이렇다 할 해답을 찾지 못하던 홍 사장은 두 팀장을 동시에 불러서 코칭식 과제를 던져 주었다.
“지금부터 각 팀장님께서는 부서 간 협력하는데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 세밀하게 데이터를 만들어 주세요.”/ “그런 다음 홍 사장은 각자 만들어 온 데이터를 팀장들끼리 교환하여 반대 팀의 팀장에게 건네 줬다. “정확히 3일 후 각 팀원 3명씩 한 조를 이루어 마케팅팀은 생산라인팀의 의견을 주장해 보시고, 생산라인팀은 마케팅팀의 의견을 주장해 보는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그 자리에 관찰자로 제3자가 있을 겁니다.”
홍 사장의 이상스런 제안에 두 팀장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표정으로 조금은 불만스러운 듯 했다. 3일 후, 각 부서팀장을 포함한 3명의 임원들은 책상에 마주 앉았다. 그들은 쑥스러웠지만 서로 다른 입장이 되어서 각 팀의 어려운 점을 호소하고 주장했다. 그 다음은 팀장이 대표로 제3자가 되어 각 팀원들을 봤을 때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발표하도록 했다. “당신이 제3자가 되어 마케팅팀을 보았을 때 어땠습니까?” “당신이 제3자가 되어 생산라인팀을 보았을 때 어땠습니까?”
코칭에서는 내 입장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위치를 바꿔보는 포지션체인지(Position Change)라는 기술이 있다. 포지션체인지는 자신과 타인의 갈등관계를 제3자의 입장에서도 느껴보게 하고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도록 돕는 기술이다. M사의 마케팅팀장과 생산라인팀장처럼 제각각 자신들의 입장이나 관점으로 상대방을 바라봄으로써 갈등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한다. 포지션체인지는 실제로 자리를 옮겨서 온몸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느껴보게 함으로써 기대 이상이 효과를 가져 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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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영 코칭칼럼니스트(연세대 상담코칭지원센터 멘토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