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LG전자의 야심찬 글로벌 행보에 제동이 걸릴 분위기다. 지난 16일 LG전자는 영국 최대 위성방송 사업자인 ‘스카이’사에 세계 최대 규모인 1만5000대의 3D TV를 공급하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한국 3D TV 성공시대를 열었다며 세계 시장을 선점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하루만인 지난 17일 영국 현지 전문지는 LG전자의 이 같은 보도를 반박하고 나섰다. 현재 양측의 입장은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와 유사 사례도 새삼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어 LG전자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는 형국이다. 내용을 따라가 봤다.
지난 16일 LG전자(대표 남용)가 영국 최대 위성방송 사업자인 ‘스카이(British Sky Broadcasting)’사에 3D TV 수출 계약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도 1만5000대로 세계 최대 규모다.
이번 계약으로 LG전자는 한국 3D TV 성공시대를 열었다며, 세계 시장을 선점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3D 기술의 핵심인 어지러움을 최소화한 편안한 실감영상은 까다로운 해외의 대형 미디어 사업자에게 공식 인정받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하루만인 지난 17일 LG전자 영국법인은 본사의 이러한 보도를 부인하고 나섰다.
LG전자 영국법인에 따르면 LG전자 본사가 발표한 내용은 마치 스카이사가 3D TV 1만5000대를 구입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이 아니며, 그들의 고객들이 구입할 수 있게 하는 역할 정도로 규정했다. 이는 영국 전역의 펍(PUB), 스포츠 바 등 공공장소 업주들이 LG의 ‘3D TV’를 사도록 장려하는 마케팅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3D TV 수출 논란, 진실은?
LG전자 영국법인의 번복으로 현지 언론들도 내용을 수정, 보도하느라 분주했다. 영국 가전·전자제품 전문지 ‘레지스터 하드웨어紙’는 “LG전자가 스카이사에 3D TV 1만5000대를 판매했다고 밝혔지만 하루 만에 수정했다”고 보도했다.
![]() |
||
| ▲ LG전자 3D TV 수출 진위여부와 관련해 영국 테크레이더紙(사진)는 “1만5000대 세트는 부정확하기 때문에 파티는 미루는 게 좋다고 누군가가 말을 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
특히, 테크레이더紙는 LG전자 영국법인의 입장을 보도하며 “LG전자 영국법인은 스카이가 1만5000대의 3D TV를 구매했다는 아시아 보도자료에 대해 해명 작업에 돌입했다”, “LG전자 영국법인의 수치스러운 자료에 의해 보도된 1만5000대 수치가 잘못됐음을 인정한 사실이 증명됐다”고 보도했다.
테크레이더紙는 이어 “LG전자 영국법인은 이 상황에 대해 조금 더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1만5000대 세트는 부정확하기 때문에 파티는 미루는 게 좋다고 누군가가 말을 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디지털 스파이’, ‘PC 어드바이저’, ‘엑스퍼트 리뷰’, ‘언비터블’ 등 다른 가전·전자 전문 매체들도 이 같은 LG전자 영국법인의 발언을 보도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영국 현지에 1만5000대 공급은 스카이와 합의된 사안이다”며 “하지만 스카이와의 중간에 디스트리뷰터가 있고 이들이 1만5000대를 공급하기 때문에 이러한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영국의 유통시장 구조가 한국 시장과 차이가 나타나는 부분도 이러한 일이 발생한 이유다”고 설명했다.
결국, LG전자 본사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현지 법인 및 매체들이 내용을 부인함에 따라 LG전자의 3D TV 수출 내용은 진위 논란에 처하게 됐다.
◆냉장고 논란 가세···십자포화 형국
LG전자의 이번 진위 논란은 같은 시기 호주에서 제기된 사례와 함께 십자포화(十字砲火) 양상에 놓일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해 9~12월 사이에 판매한 양문형냉장고에 ‘그린냉장고’ 라벨을 붙였다. 하지만 호주 소비자 단체들은 LG전자 호주 법인이 이 냉장고의 에너지효율등급을 올리기 위해 실험 수치를 조작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호주 유력 언론인 시드니모닝헤럴드(SMH)紙는 지난 17일 “LG전자가 했다는 것이 믿기 어려운 초유의 ‘환경표시(environment claim)’ 사건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환경표시’는 판매자가 스스로 제품의 환경적 효능을 주장하는 표시이자 심벌, 제품명 등을 뜻한다.
호주 언론에 따르면 LG전자는 에너지 효율과 관련된 실험을 하면서 이들 냉장고에 ‘기만적장치(Circumvention Device)’를 장착해 등급을 높였고, ACCC(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최근 조사에 착수했다.
문제는 이에 대해 현지 언론과 소비자단체, 그리고 LG전자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 |
||
| ▲ LG전자가 3D TV 세계 최대 규모의 수출을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LG전자 영국법인은 본사의 이러한 보도를 하루만에 부인하고 나섰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같은 시기 제기된 호주 사례에 대한 논란과 함께 십자포화(十字砲火) 양상에 놓일 전망이다. 사진은 LG 3D LED TV. |
LG전자 측은 이에 대해 “지난해 10월 1일부터 호주의 에너지 효율 등급 규격이 바뀌었다”며 “원래의 ‘실험실 환경’이 아닌 ‘실제사용 환경’ 기준으로 바뀐 부분을 미처 생산 공장에 전달되지 않아 착오가 생겼다”고 언급했다.
LG전자는 특수 장치를 달아 테스트를 속여서 받았다는 것은 절대 사실이 아님을 강조, 전체 모델이 아닌 2개 모델에 대해 이전 규격을 측정했으며, 이 사실을 알고 난 후 지난 1월 중순부터 이 제품을 모두 단종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미 판매된 제품에 대해서는 10년치 전기료를 뛰어넘는 331달러를 이미 환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드니모닝헤럴드紙와 호주 일간 텔레그래프紙는 호주의 대표적 소비자 보호 단체인 ‘초이스’의 스테이시 대표의 말을 인용 “LG전자는 자사 피실험 냉장고가 테스트 상황을 인식해 절전모드를 켜는 ‘기만적장치(Circumvention Device)’를 달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 장치는 만약 실내 조건이 실험실과 유사하면 ‘절전모드’를 활성화하는 기능을 갖췄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냉장고 안의 온도 변화로 인해 음식물과 환경에 피해를 줄 수 있으며, 이 냉장고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추가 전력비용을 지불하는 피해를 입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홍콩 정부는 앞서 지난 2008년 초 개정된 지적재산권 법에 의해 ‘기만적장치’의 사용을 금지했으며, 이를 사용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초이스’의 스테이시 대표는 “이번 사태는 업계의 호도되고 잘못된 ‘환경표시제’의 극단적인 예를 보여준다”며 “환경 친화적인 이미지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환경을 파괴하는 행동을 일컫는 ‘그린워싱(Green washing)’의 전형이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대목은 이러한 ‘기만적장치(Circumvention Device)’에 대한 지적에 LG전자는 냉기순환 장치일 뿐, 속이는 장치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내 업계 전문가들은 이 장치에 대해 처음 들어봤다는 반응이다.
◆그룹 광폭 행보, LG전자는···
한편, 앞서 지난 12일에는 美 법원이 LG전자의 양문냉장고가 월풀의 특허를 일부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월풀에 따르면 자사가 LG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 LG전자 양문냉장고의 문에 사용된 얼음저장 기술이 월풀의 특허를 침해했고, 법원은 특허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178만 달러를 지급할 것을 전했다.
LG그룹이 최근 신성장동력에 대한 R&D 역량 집중 등 글로벌 기업으로의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LG전자가 이에 대한 향후 대응을 어떻게 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LG전자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삼성과 함께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현재 삼성을 따라 잡기는 무리인 상황에서 과도한 흉내 내기 내지 조급증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영국에서 3D TV와 관련된 이번 사태는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국가 이미지를 먹칠시키는 행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