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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금융기관이 고리사채업?

유사상호로 낚시성 문자 후 치고 빠지기…미등록 업체도 성행

전남주 기자 기자  2010.03.17 13: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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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유사상호를 내걸고 영업을 하는 대부업체들 때문에 금융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고, 금융당국과 해당 대형금융사 역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0년 2월 28일 기준으로 금융감독원의 상호저축은행 제도권금융기관에 등록되어 있는 업체는 104곳. 이곳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가 ‘저축은행’이란 상호를 내걸고 사용하면 명백한 불법이다. 하지만 이런 이름을 버젓이 내걸고 고객들을 현혹시키는 곳이 있어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사례1] 지난 3월 9일 이성준(27세) 씨는 한통의 문자를 받았다. ‘고객님은 연체 등급에 상관없이 최저금리로 930만원 이상 당일 승인 가능하십니다. 신한금융 010-27XX-4X4X’

이 씨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등을 이용하는 주거래 고객이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사를 이용하는 이 씨는 ‘신한금융’ 이라고 적혀 있는 문자를 보고 은행도 아닌 지주사에서 대출 업무를 담당하나라고 고개를 갸우뚱 거렸지만 신한금융지주사에서 보내온 문자겠지라고 생각했다.

[사례2] 지난달 최지은(가명.29세) 씨는 다음과 같은 문자를 받았다. ‘조회기록 없이 최대 3000만원까지. 대환, 소액대출 가능 신한저축은행. 담당:김XX 070-74XX-XX13’

신한금융지주에는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보험 △신한캐피탈 △제주은행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 △신한데이타시스템 △신한신용정보 △신한프라이빗에쿼티 △신한맥쿼리금융자문 △SHC매니지먼트 등 총 12개의 계열사가 있다. 하지만 신한저축은행은 계열사 명단에 없다.

이 업체의 관계자는 “방문보다는 팩스를 통해서 서류심사 거친 후 2시간 이내에 대출을 해드린다”며 “고객님의 이전 연체율, 기대출 그리고 소득 수준을 고려해 연이율 12~35%까지 대출을 해준다”고 말했다.

이런 유사상호를 쓰는 업체들로 인해 고객들은 무심코 금융서비스를 이용했다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사례1]의 경우 일정 시간이 흐른 뒤에는 고객님의 사정으로 연결할 수 없다는 안내멘트가 흘러 나왔다.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 수법인 것이다. 여신협회의 등록되어 있는 A 캐피탈 관계자는 “그런 문자의 경우 낚시성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우리 회사의 경우는 그런 문자를 보내지 않고 사업자 대출만 담당하는데 일부 업체 때문에 캐피탈회사의 인식이 나쁘게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례2]의 경우 상호저축은행법 제9조(명칭의 사용 등)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은 그 명칭중에 ‘상호저축은행’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여야 한다. 또 △이 법에 의한 상호저축은행이 아닌 자는 상호저축은행·상호신용금고·무진회사·서민금고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돼있다. 이 법규를 어겼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사진=신한저축은행은 신한금융지주사의 계열사가 아닐뿐만 아니라 금융감독원 제도권금융회사 조회결과 미등록업체로 나타났다. 이런 업체가 저축은행이라는 상호를 쓸 경우 상호저축은행법에 어긋난다.>  
 
앞서 언급한 신한저축은행의 경우 금감원 제도권금융기관 조회서비스에 나타나지 않는 기관이다. 이 업체의 경우 등록된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불법영업을 행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금융소비자의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금감원에 신고 접수가 들어간 상태며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관련법률에 의해 정부의 인·허가를 받은 제도권금융기관인 것처럼 금융기관의 상호(명칭) 내지 유사상호를 사용하면서 영업을 하고 있는 일반 사금융업체 및 대부업체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제도권금융기관이 아니면서 금융기관의 상호를 사용하는 업체에 대해 지속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금융소비자들은 금감원 홈페이지(제도권금융회사 조회)를 통해 사전에 조회를 할 수 있다.

   
  <사진=신안저축은행은 제도권 금융기관이지만 홈페이지 주소에 H가 빠져있다. 무심코 신한은행으로 읽을 소지가 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에서는 대출을 요구하는 전화나 문자를 하지 않는다”며 “또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내에는 신한저축은행이 없기 때문에 고객들은 대환 및 대출을 받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도권금융기관에 등록은 되어 있지만 이름이 비슷해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관련 신안상호저축은행의 홈페이지 주소는 ‘www.shinanbank.co.kr’로 ‘H’자가 빠져있지만 신한은행으로 읽을 소지가 있다. 그리고 신한은행의 주소 ‘www.shinhan.com’와 비슷해 직접 사이트에 방문하지 않고는 이름만으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