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SK에너지 더이상 이미지 실추 말길…

이철현 기자 기자  2010.03.11 11:09:5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울산광역시의 고유황유 연료전환 허용 여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시와 울산지역 석유화학단지, 환경·시민단체들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최근 ‘지역 대기질 개선을 위한 합리적인 연료정책 개선방안 연구’ 용역 결과 보고에서 조건부 사용을 제안, 고유황유가 사용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울산지역 석화업체 대표자들이 석탄과 고유황유의 연료 사용을 적극 추진, 환경단체와 크고 작은 마찰을 빚고 있지만 이들은 이를 허용하는 방침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SK에너지는 현재 울산지역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 경제성을 이유로 이 같은 연료전환 추진에 앞장서고 있다.

정유업체 1위인 SK에너지가 그동안 환경 위에 돈이라는 비뚤어진 발상을 숨긴 채 친환경 경영을 보여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SK에너지는 울산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둘째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이에 SK에너지가 고유황유로의 연료전환 시 환경에 미칠 영향을 생각한다는 것은 환경파괴가 심각한 지금의 상황에서 당연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SK에너지는 이 같은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지난 2008년부터 울산시 연료정책 검토 협의회와 연료정책 검토 실무협의회에서 심지어 석탄 사용을 줄기차게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2001년에는 울산시에서 저유황유 의무사용으로 정책을 전환하려할 때에도 기업부담 가중을 이유로 반대하기도 했다.

이에 KEI는 배출 허용기준 강화라는 엄격한 잣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SK에너지 역시 고황유를 써도 방지시설을 거치면 저황유보다 아황산가스 배출농도가 낮다고 주장,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위한 방지시설에 들어가는 적지 않은 시설비와 운영비는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소수 기업들만이 가능할 것이다. 기업 이기주의에 빠져 자신들이 할 수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사실 SK에너지의 이율배반적인 행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사상 최대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던 LPG 담합사건. 그 중심에도 SK에너지가 있었다. 당시 SK에너지는 업체들의 LPG 공급가 담합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이미 SK가스와 함께 리니언시를 신청, 과징금 전액을 면제받은 상태였다.

공정위 발표 후 장애인단체, 택시업계 등에서 잇따라 이를 성토하며 손해배상소송 등을 검토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입장이지만 거액의 과징금 부과를 피하다가 더 큰 문제에 직면했다는 점에서 이 역시 단기적인 경제성을 우선적으로 검토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연료전환 주장도 바로 이 때문에 불거진 문제 아닌가.

지구온난화 등 날로 악화돼 가고 있는 환경문제는 이제 사회구성원 모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가 된 지 오래다. 특히 소비되고 있는 에너지의 전체 절반 이상을 쓰고 있는 기업들의 책임은 더욱 크다. 이런 상황에서 SK에너지는 에너지 다소비 업체로 타 기업의 모범을 보이며 환경문제에서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여야 할 것이다.

어려울 때 일수록 모범을 보여야 하지만 자신들의 입장만을 주장하고 있는 SK에너지.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업체가 그 만큼의 책임감을 발휘해 이 같은 논란이 더 이상 발생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 같은 모습은 그동안 쌓아왔던 기업의 이미지를 더욱 실추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