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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미입주·PF…건설업계 '사면초가'

[건설한파 몰려오나]<상> PF폭탄 눈앞…신사업에도 영향

배경환 기자 기자  2010.03.09 14: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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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미분양 해결도 막막한데 미입주에 유동성 위기까지… 그렇다고 공공공사에 참여하자니 남는 게 없고”(서울 소재 중견건설사 임원)

최근 부동산 경기가 본질적인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국내 건설업체의 유동성 위기론이 심각하게 불거지고 있다. 비록 지난 7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1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가구 수는 지난달보다 4000여가구 줄었지만 “미분양이 조금 줄었다고 회사 현금흐름에 당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분양을 팔고 남은 수익분은 해당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받았던 PF대출 이자를 메우기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유명 건설업체들의 분양이 집중됐던 경기지역의 미분양은 되레 증가하고 있어 회복세는 더딘 실정이다.

◆PF대출, “생각만해도 갑갑”

   
 

<현재 금융권의 국내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80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연체율은 6%를 훌쩍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금융권의 부동산 PF금융규모는 지난 2008년 6월말 97.1조원을 기록한 이후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생보부동산신탁이 발표한 ‘국내 건설업계 유동성 위기론 점검’자료에 따르면 2009년 6월 현재 금융권의 국내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83조원에 달한다. 최근 들어 대출 규모 증가세는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국내외 경제에 대한 불안 요인 등으로 연체율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PF대출 연체율은 2009년 6월 전년대비 2배에 가까운 5.9%를 찍었고 지난 연말에는 6.3%대에 도달해 부실화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제2금융권은 은행보다 높은 PF대출 연체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증권사와 자산운용사펀드는 23.7~24.5%의 연체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중 국내 대형 건설사의 PF대출 잔액은 △대우건설 4.4조원 △GS건설 3.5조원 △금호산업 2.7조원 △대림산업 2.2조원 △두산건설 1.9조원 △현대건설 1.9조원 △삼성물산 1.1조원 등으로 이들 대형사에만 약 18조원이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여기에 시행사나 SPC가 PF만기 시 채무를 이행하지 못해 건설업체가 대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건설업체의 유동성 악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최근 한국기업평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36개 업체 PF 우발채무 잔액 46조원 중 24조원(53%)이 1년 이내 만기도래가 예정돼 있어 올해 중 상환 압박이 들어와 만기에 대한 부담이 높은 수준이다.

회사채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업체 회사채 규모는 약 7조원 규모. 이중 1분기에만 약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 대림산업과 한화건설은 2500억원, 현대산업개발은 1900억원 그리고 GS건설·롯데건설·동부건설·코오롱건설 등은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한 물량은 미분양이 되고 다 지어놓은 아파트는 미입주가 되는 마당에 PF대출을 비롯한 회사채의 압박으로 신규자금에 대한 조달마저 힘들어지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중형건설사, “할 수 있는 게 없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월말 전국 미분양 가구수는 소폭 감소했지만 수도권은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더욱이 지난 2월11일자로 신규주택 및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면서 미분양 문제 해결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미분양 12만여가구의 대다수가 지방 그리고 중형 건설사의 몫이라는 것도 건설업계 유동성 위기론에 힘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2010년 2월 현재 이들 미분양 가구는 수도권에 27%만이 몰린 반면, 지방에는 73%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0대 건설사를 제외한 나머지 중소 건설사들이 약 63%의 미분양분을 떠 앉고 있어 이들의 유동성 문제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에 위치한 한 중형건설사 관계자는 “대형사의 경우 공공공사에 참여할 기회도 상대적으로 많고 재개발과 재건축과 같은 사업에도 적극적이기 때문에 다른 활로를 찾을 수 있지만 중소형 건설사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자사업도 원활한 추진이 쉽지 않다. 한신정평가에 따르면 최소수입운영보장비율(MRG)제도 폐지를 시작으로 지난 2008년 하반기 이후 불거진 전 세계적인 금융시장 불안, 경제위기 확산, 부동산경기 침체 등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로 인해 BTO착공예정사업 12건 중 3건만 본 금융약정이 체결됐으며 금융약정 미체결 사업이 약 10조원, 실시협약 준비 중인 사업이 약 26조원(2009년 6월말 기준)인 것을 비롯해 상당수 민자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신정평가 곽노경 연구원은 “공공물량 유지에 따른 수혜 정도는 건설업체별로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프로젝트의 대형화, 상당한 규모의 선투입 자금이 필요한 민자사업 비중의 확대 등으로 인해 우수한 신인도를 토대로 한 자금동원력, 축적된 대규모 프로젝트 시공능력 및 기술력 등을 확보하고 있는 대형건설업체 및 일부 중견건설업체들의 수주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상당수 중견건설업체, 중소업체, 주택전문업체들의 경우에는 공공부문의 공사물량 유지에 따른 수혜를 크게 받지 못할 것”이라며 “특히 최근 공공부문의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2011년 이후 최저가낙찰제가 100억원 이상 공사로 확대될 경우 발주처 및 공종의 다변화가 미비한 중소건설업체의 채산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