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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나이에도 공부 할 수 있다는 열정"

건국대 산업체 첫 입학, 신산업융합학과 신설

이철현 기자 기자  2010.03.06 13: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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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건국대학교 자율전공학부 신산업융합학과에 입학한 첫 직장인 신입생 60명이 4일 대학생활 오리엔테이션(OT)과 입학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캠퍼스 생활을 시작했다.

건국대는 올해 신산업융합학과를 신설, 처음으로 전문계 고교를 졸업하고 3년 이상 근무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전문계 고졸 산업체 재직자 특별전형’을 통해 수능 없이 근무경력과 학업계획서 등을 평가해 60명의 신입생을 선발했다.

   

전문계고졸 재직자 특별전형을 통해 선발한 산업체 재직자 신입생 60명은 본부대학 소속 자율전공학부 신산업융합인재양성과정의 첫 신입생으로 입학하게 된다.

건국대는 이들 학생들의 학업계획이 실현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하였고 일부 대학에서는 네트워크를 통한 멘토링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수업진행은 야간, 주말과정 및 온라인 학습 등을 병행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전문계 고졸 재직자 특별전형’은 건국대가 경제 사정 등 여러가지 이유로 학업을 계속할 수 없었던 근로자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자 올해 입시부터 정원 외로 신설했다. 이 특별전형 신설로 인해 전문계 고졸 직장인 60명이 적게는 3년 많게는 34년 만에 대학 합격의 영광을 안을 수 있었다.

남들 보다 30년 늦게 캠퍼스 새내기가 된 이태경(50, 엔지니어링 회사 건축사업본부장)씨도 그동안 이룰 수 없었던 대학진악을 이번 전형을 통해 이룰 수 있었다.

다시 이룬 ‘대학생의 꿈’은 쉰 이라는 나이를 잊게 하기에 충분했다. 4일 오후 6시15분 건국대 법과대학 204호에서 열린 설래는 첫 강의. 강의 내용 하나라도 놓칠 새라 꼼꼼히 받아 적는 그의 눈빛엔 진지함이 가득하다.

지난 1980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 씨는 대학에 합격하고도 돈이 없어 자퇴했다. 6·25 때 피란을 온 아버지 밑에서 자란 이씨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취업을 하고자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할 수밖에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년 간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일하던 이 씨는 이후 1983년에 전역을 하고 곧바로 모 엔지니어링에 입사, 각종 공장 건설 현장소장을 도맡았다. 가난 때문에 접어야 했던 대학생의 꿈은 50세 ‘토목의 달인’에게 늘 아쉬움이었다. 학벌보다는 기술이라지만 똑똑한 젊은 신입사원들이 들어올 때마다 주눅이 들기도 했다.

평생을 직장인으로 살아왔던 이 씨는 이번 전문계 고졸 재직자 특별 전형으로 제대로 공부하고 싶었던 소망을 드디어 이루게 됐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부족한 학벌 때문에 떳떳하지 못한 적이 많았다”는 이 씨는 “가족들에게 늦은 나이에도 공부할 수 있다는 열정을 보여주고 싶고 다른 사람들에게 지지 않게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대학 생활 선배인 아들·딸을 과외 선생으로 생각하고 배우겠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건국대 유왕진 교수(언론홍보대학원장)는 다소 경직되어 있는 새내기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환호와 박수를 2~3차례 유도하며 “여러분은 이제 대학생이다. 나이도 직장도 모두 잊고 대학생활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학 내에서는 여러분이 부족할 것이라는 편견과 직장 생활하다 보면 피곤하니까 적당히 공부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그러나 여러분의 노력으로 그러한 편견을 깨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최연소 합격생 정미경(21)씨는 “회계·마케팅 등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학벌 때문에 현실적인 제약이 많았다. 이제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며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29년 만의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신재균(48)씨는 “젊은 친구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어 기대가 된다. 열심히 공부하고 동기들과 잘 어울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