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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폐지…약 혹은 독?

침체 상황서 분양가 인상 불가능…업계 유동성엔 도움

배경환 기자 기자  2010.03.03 1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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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물가가 오르니깐 기본형건축비도 당연히 오르죠. 그런데도 (분양가상한제)폐지를 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대형건설사 관계자)

“세금혜택(양도세 감면)이 지난달에 끝나면서 그나마 상한제가 유일한 메리트였는데 이것도 폐지되면 내집마련은 더 힘들지 않을까요”(김인순, 서울 중구, 45)

“인천 쪽에 상한제가 풀린다고해서 그전에 와봤어요. 거주할 집을 찾는 건 아닌데 조금이라도 저렴할 때 알아보는 중입니다”(영종하늘도시 A사 모델하우스 방문객)

지난달 경제자유구역 내 공동주택과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서 업계와 소비자 그리고 투자자간의 반응이 제각각이다. 우선 업계는 민간택지에 대한 상한제 폐지가 되지 않는 이상은 의미없다는 입장이며 실수요자들은 상한제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 반면 투자자들은 민간택지에 대한 상한제 폐지를 두고 다각도로 계산하고 있다.

   

◆건설업계, “인심쓰려면 크게…”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3월부터는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기본형 건축비가 1.81% 인상된다. 이는 국토부가 재료비, 노무비 등 공사비 증감요인을 반영하고 주택공급 위축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본형건축비를 6개월마다 정기조정하고 있는 것에 따른 것이다. 이에 전용 85㎡짜리 공동주택(세대당 지하 층 바닥면적 39.5㎡)의 경우에는 기본형 건축비가 3.3㎡당 470만6000원에서 479만1000원으로 8만5000원 상승하게 된다.

그러나 건설업계의 반응은 의외로 냉담하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무슨 인심쓰듯 6개월마다 분양가를 올려주고 있는데, 정확한 물가인상분이 반영됐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의미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주택전문건설업체 관계자 역시 “업계의 목을 죄고 있는 규제를 풀어주지 않으면 사업도 줄게되고 결국에는 유동성 위기가 현실이 된다”며 “현재 반대하고 있는 야당측이 업계의 현실을 직시했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생보부동산신탁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권의 국내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6월 기준으로 83조원에 달한다. 물론 대출 규모 증가세는 주춤하고 있지만 경제여건이 악화되면서 연체율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말 현재 전국 미분양이 12만3000여가구가 쌓여있는 상황에서 양도세 감면 혜택까지 종료되면서 미분양 문제 해결은 더욱 어렵게 됐다. 결국 미분양 주택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건설업계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물론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과거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밀어내기식 분양을 실시했던 건설사의 책임이 더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한 중형건설사 관계자는 “일관되지 않은 정부 정책으로 건설사의 사업계획은 항상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며 “상한제 폐지를 통해 사업성을 높여 건설사의 PF부담을 줄여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상한제 폐지… “결국 집값이 오르는 거죠?”

반면 내집마련을 준비중인 실수요자들은 상한제 폐지가 집값상승으로 직결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지난주 청라지구에 자리잡고 있는 A사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한 수요자는 “인천일대에 상한제가 폐지된다고 들었는데 결국 집값이 오르는 것 아니냐”며 “지난해에는 그나마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주택들이 등장해 관심을 가졌는데 앞으로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A사 관계자는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물건을 시장에 내놓아도 소비자들의 외면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한제가 폐지된다 하더라도 높은 가격대의 물건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위원 역시 “경기가 오를 때 상한제를 폐지해 분양가가 오르면 문제지만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소비자들에게는 의미가 없다”며 “상한제가 폐지되면 재건축의 일반분양분은 영향을 받겠지만 신규 분양시장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한건설협회 최상근 규제개혁팀장은 “현재 구매자들의 심리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상한제가 폐지더라도 그동안 등장했던 일부지역의 고분양가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경제자유구역 내 상한제 폐지를 앞두고 분주해진 사람들도 있다. 향후 해당 지역의 분양가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한제가 적용된 미분양분을 계약하려는 일부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다.

실제로 지난해 영종하늘도시에 분양한 B사 모델하우스를 찾은 한 방문객은 “아직 집장만을 할 상황은 아닌데, 상한제가 폐지되면 분양가가 오를까봐 계약을 조금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통과된 해당 지역의 상한제 폐지는 ‘외자유치 촉진과 관련이 있다고 인정해 분양가 제한을 하지 않기로 심의ㆍ의결한 경우’로 한정돼 있어 모든 단지들이 수혜를 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B사 관계자는 “아직 세부적인 내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경제자유구역 내의 공동주택들이 상한제로부터 벗어나게 되면 향후 이 일대에 사업계획을 가지고 있는 건설사들의 추진은 더욱 탄력을 받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