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박근혜 전 대표가 좀처럼 ‘回軍’할 기미가 없어 보인다.
당연히 집권여당에 일사분란한 행동통일이 없다. 국회에서의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세종시 처리도 무망해 보인다. 정치력의 빈 공간에서 세종시 문제는 사회적 대립과 분열이라는 가공할 휘발성과 폭발성의 임계치를 향해 내 달리고 있는 듯싶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세종시 문제에 모두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정치권도 그렇고 국민들도 그렇다. 그러나 세종시 문제는 정치가 아니라 정책상의 문제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어떻게 더 발전시켜 낼 것인가라는 국가미래전략 의 문제다. 이처럼 이 논란의 핵심이 ‘수도의 분할’ 여부임에도 불구하고 ‘정치화’됨으로써 여권의 권력투쟁을 촉발시켰고 여, 야 政爭의 도구가 돼 버렸으며, 국민을 편가르기로 내몰고 있다는데 치명성이 있다. 국민들에게 국가발전과 국익이야 어찌되건 차기권력을 향해 물러설 수 없는 죽고살기식의 양상으로 비추어지는 것이 문제다.
이런 세종시 논란의 한 가운데에 박근혜 전 대표가 서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약속과 신의’는 아름답다. 한국정치에 그만한 인물이 존재하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과거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그려보는 정치는 더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잘못된 약속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거짓의 씨를 뿌리면 거짓의 꽃이 피고 진실의 씨를 뿌리면 진실의 꽃이 핀다. 2002 대선 당시 노무현후보의 ‘충청표몰이’ 와 선거를 의식할 수밖에 없었던 여, 야 정치권의 대중추수주의가 만들어 낸 기형아가 지금의 세종시 문제가 아닌가? 때문에 정치권에 原罪가 있다.
정치권이 저질러 놓은 분열정치의 무모한 행진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국민들과 나라의 여건이 정치판처럼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역사에는 멈출 때 멈추지 못한 帝國의 폐허와 지도자들의 시체가 가득하다. 정치권이 정치력을 발휘해 답답한 국민들의 가슴을 쓸어 내려주어야 한다. 그동안 한국정치에 대한 혐오와 비난이 누구로부터 나왔던 것인가를 생각해 보라. 국민이 정치를 버린 것이 아니라, 정치가 국민을 버려 오지는 않았던 가 깊이 반성하고 성찰할 일이다.
헤겔은 ‘가장 해로운 것은 오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진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표에게는 이기면 지고, 지면 이긴다는 심오한 덕목이 아쉽다.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수평선은 모든 가능성에 대해 열려 있다. 스스로를 가두어 놓는 일은 본인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는 유연성과 다양성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전 대표가 회군 할 수 없고, 정치권이 국회에서 결자해지 못한다면 그들에게 한시적 권한을 위임해 준 主權者가 직접 나서 시비를 가리는 것이 옳다.
이것을 代議民主主義에 대한 도전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대의제가 제대로 기능과 사명을 못할 때 주권자인 국민들이 국가 중대사안을 결정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국회가 헌법을 능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 방안이 국민투표다. 국민투표는 꽉 막힌 현 정국에서 국론통합을 모색하기 위한 최후의 탄원처이자 역사의 법정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투표로 소모적 논란을 끝내자는 것이다.
‘수도분할’ 여부는 분단상황에서 ‘국가안위’에 해당하는 문제로서 국가생존전략 차원의 문제다. 이명박 정부도 위헌적인 수도분할이 국가안위를 위해 반드시 관철시켜내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되면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각오로 국민에게 직접 물어보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史記에 나오는 진나라의 재상 趙高는 ‘단호히 행하면 반드시 성공 한다’고 했다. 단호한 결단이 지금 모두에게 필요하다. 새로운 길은 힘들지 모르지만, 위대함으로 가는 지름길인 경우가 많다. (백병훈/ 본지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