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혼집으로 마련한 가양동 아파트에서 전세로 6년째 살고 있던 이정숙(39세)씨. 이 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2억5000만원 전세집이 2번의 재계약 때마다 2000만원씩 올려준데다 계약만기를 앞두고 집주인은 3000만원을 올려 재계약을 하자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씨는 이참에 집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대출을 받고 무리해서 사는 집인데 지금 시장 분위기로 볼때 앞으로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고민을 하던 차에 결국 이 씨는 경매로 집을 사기로 했다. 시세보다 싸게 나온 아파트를 경매로 구입하는 쪽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이 씨는 현재 전세금에 2억원 정도를 더 대출 받아 5억원 가량으로 주로 1~2회 유찰된 아파트를 눈여겨보고 있다.
지난 11일 양도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면서부터 그동안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았던 재건축단지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 매매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로 인해 투자자들도 투자시기를 늦추고 관망하고 있다. 양도세 감면이 종료된 후 최대 관심사로 꼽히는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추진속도가 더뎌지면서 이들에 대한 기대감마저도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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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자 투자자들과 일반 수요자들은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체적인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보면 재건축 단지나 일반아파트 매매 등 투자로 인해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요소들의 전망은 불확실하지만 지속적으로 유찰된 물건이 나오고 시세보다 싼 값에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경매시장은 현재 부동산 투자시기로 적격이기 때문이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신규분양에 대한 양도세 감면 혜택 종료로 기존 주택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고 투자의 방향이 미래가치보단 시세차익으로 바뀌는 만큼 경매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건축·매매시장…‘한산’
설 연휴를 전후로 서울 수도권 아파트 거래시장은 조용하다. 단기적으로 반짝 급등세를 보였던 서울 재건축시장은 설 연휴 직전에 이어 2월 셋째 주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에 영향을 받은 강남3구 역시 소형 매물이 거래된 단지와 지역 중심으로만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개포지구내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개포지구 주공1단지(전용면적 56㎡)의 현재 거래가는 약 13억7000만원으로 최근 14억원에서 떨어져 계속 변동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또 이 아파트는 현재 거래도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최근 전국에서 3.3㎡당 매매가격이 가장 비싸다는 전용 59㎡(18평형)는 현재 15억7000만~16억원으로 역시 매수문의는 없다.
이에 강남 개포지구 단지내에 위치한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가격이 워낙 높고 물량 또한 많지 않아 거래가 거의 되지 않고 있다”며 “당초 예정돼 있던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이 3월에서 다시 상반기로 연기돼 감을 잡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강남 주요 재건축단지 사업추진 속도가 더뎌지면서 일반아파트 매매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 19일 부동산정보업체들의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강남3구가 모두 조용한 가운데 일부 소형 물건만 거래가 된 지역들만 소폭 오름세를 나타낸 것이다.
부동산114 이호연 과장은 “지난해부터 시행된 DTI규제 강화로 부동산 투자나 내집마련을 하고자 하는 수요가 줄었다”며 “이와 함께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주택 분양도 앞두고 있어 무주택자들이 매매보다 전세에 머물며 관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유찰물건 증가…경매시장 연일 ‘북적’
상황이 이렇자 호재를 타고 있는 곳은 바로 경매시장이다.
최근 폭등수준으로 상승한 서울지역 전세값에 전세수요자들은 이참에 대출을 더 받아 시세보다 더 싼 집을 경매시장을 통해 내집마련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더욱이 재건축·일반아파트 매매시장이 잠시 주춤하는 틈을 타 경매시장에서는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편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양도세 혜택 종료 직전(2월1일~11일)의 경매시장 주요지표는 △경매건수 346건 △진행건수 256건 △매각건수 123건△매각률 47.50%로 총 응찰자 864명이 응찰했다. 아울러 양도세 감면 종료 후인 지난 12일부터 22일까지는 △전체건수 140건 △진행건수 104건 △매각 48건 △매각률 46.20%로 총 339명의 응찰자가 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양도세 감면 종료 전후의 경매 진행건수와 응찰자수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매각율은 경매물건수에 대비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특히 평균 2회 이상 유찰된 경매물건은 양도세 감면 전후와 관계없이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10일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입찰에 서울 성북구 삼선동 푸르지오 아파트는 감정가 4억2000만원에 유찰 2회에 걸쳐 3억6180만원(낙찰가율 86%)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의 응찰자수는 43명을 기록했다.
또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맨션 역시 24대1의 입찰경쟁률로 감정가 7억2000만원에 유찰을 2회 거듭하고 6억210만원에 낙찰됐다. 일반 매매시장이 상황이 좋지 않자 경매시장에서도 감정가 보다 평균 8000만원이상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는 물건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강은 팀장은 “부동산 경기가 크게 활성화될 기미가 없자 투자자들은 향후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라며 “부동산상승기에는 두루두루 낙찰이 잘 되는 것에 비해 현재는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물건에 응찰자들이 대거 몰리는 쏠림현상이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다 ”고 말했다. 강 팀장은 이어 “투자 후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것을 우려해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저렴한 물건에만 투자하는 안정적인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