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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리스크’ 확대…출구전략 ‘폭풍전야’

빠르면 수출부진, 늦으면 인플레이션 우려…논의 지속될 듯

이종엽 기자 기자  2010.02.23 11: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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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뚜렷한 방향성 없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던 우리 주식시장 지난 19일 코스피 1600선이 무너졌다. 힘겹게 지수를 방어하던 시장이 무너진 결정적 요인은 미국 중앙은행이 재할인율을 인상했다는 소식이 타전되면서 요동을 쳤다.  

   
<사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출구전략이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국내 경제가 뚜렷한 호재는 보이지 않고, 글로벌 긴축 가능성 등 대외 여건은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미국의 재할인율 인상 소식은 사실상 ‘출구전략’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은 올해만 지급 준비율 두 번 인상과 중앙은행증권 및 환매조건부채권(RP)의 발행금리 또한 두 차례 상향 조정했다.

미국과 중국의 이 같은 일련의 조치는 출구전략 신호로 해석되고 특히 우리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두 나라의 이러한 행보는 이머징 마켓 각국의 출구전략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이러한 G2의 우려스런 행보와 함께 남유럽 국가들의 연쇄 국가 부도 위기 사태는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국내 경기를 바라보는 보수적 시각으로 인해 출구전략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어 국제 공조에 앞서 한국식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현 정권 출범 2년을 평가 받는 6월 지방선거 역시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주식·부동산 자산가치 하락 가능

지난 2008년 미국발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이후 각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각종 완화정책을 펼쳐 금융시장 안정, 고용 유지 등 많은 효과를 거뒀지만 지난 해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음이 켜지면서 출구전략에 대한 본격 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출구전략의 조기 가동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시중에 풀린 유동성 자금 회수를 위해 각종 금리 정책과 경기 부양책들이 지나치게 오래 지속 할 경우에는 경제체재를 약화시킬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한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출구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재할인율을 예상보다 빠르게 0.5%에서 0.75%로 전격 인상한 것은 버냉키 의장이 이미 예고한 바와 같이 출구전략의 포문을 열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10일 하원 청문회 서면 답변을 통해 “FRB가 은행에 대출할 때 적용하는 재할인율을 올리고 시중은행에 환매조건부채권을 매각해 시중자금을 환수 하겠다”고 밝혔다.

즉, 유동성흡수, 금리인상, 자산매각 순으로 이뤄질 조치는 향후 재할인율에 이어 초과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역환매조건부 채권매매와 기간 예치금제도, 초과 지급 준비금에 대한 이자율 등 유동성 흡수 조치들이 단행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미국에 이어 중국의 정책 변화도 중요 변수로 작용한다. 지급 준비율 인상과 은행 신규 대출 억제, 부동산 대출 금리 우대 정책 철회, 위안해 절상 등의 전망은 중국의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 출구전략의 배경과 파급영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출구전략 시행이 한국에 다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의 정책은 대중국 수출비중이 23.9%에 이르는 한국 입장에서 수출 감소를 불러와 성장 둔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중국의 출구전략으로 위안화가 강세를 나타내면 아시아 국가 전반에 통화가치 절상압력 요인이 돼 한국의 원화가치도 동반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며, 주식·부동산 등 자산가치의 하락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시행시기 두고 ‘엇박자’ 지속

G2 리스크와 최근 남유럽의 경제 위기는 출구전략이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G2의 출구전략은 세계 경제의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으며, 우리 경제에서 중국과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의 출구전략과 관련해 상반기 중 기준금리 인상은 시기상조이며 재정건전성 강화 정책은 2011년부터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일각의 이러한 견해와 달리 우리 현실은 출구전략 시기에 대해 논의만 있고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원칙적으로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출구전략 논의가 나올 때 마다 금리 인상이 서민들의 이자부담 확대로 이어져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고 소비가 또 다른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상반기 중 시행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출구전략 시행과 금리인상에 대해 “민간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지 않고 있어 금리인상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금융 위기 이후 정책 당국 간 경제 상황 인식 공유와 정책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혀 조기 집행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올해 세무조사 수준을 경제 위기 이전인 2007년 수준으로 정상화하고 과표 양상화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혀 조기 출구전략 시행을 압박하고 있다. 이는 경제상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적 지원을 줄여 시중유동성 자금 회수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출구 전략이 선진국 보다 빨라 질 수 있음을 시사해 현재 각 부처간 이견이 조율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7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민간부문의 자생력으로 어느 정도 굴러간다고 판단이 되면 그 때 부터 금리를 올려야한다”면서 “그 시기가 그리 멀지 않았다”고 말해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의 ‘상반기 불가론’과는 다른 견해를 보였다.

이러한 엇박자는 정치권에서도 나타난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가장 빨리 벗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재정 부실이라는 그림자도 드리우고 있는데 현재 국회에는 선거를 지방 선거를 앞두고 각종 감세 법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상정된 법안 가운데 세수 감소가 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소위 선심성 법안들이 약 2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청와대와 여당은 다가올 6월 지방 선거 이전 서민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무리한 정책 집행이 자칫 표로 연결되는 것을 차단하고 지지율 50%를 넘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을 그대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출구전략 조기 집행은 힘들 전망이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지난 해 국세 감면율이 법정한도인 14%를 넘긴 14.7%에 육박하고 금액도 28조4000억원에 이르며, 최근 3년간 국가채무는 61%가 늘어난 108조원에 육박한다”면서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고강도 대책을 주문하고 있어 출구전략 시행 시기를 통해 정권 재평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결국, 출구전략은 너무 빨리 시행하면 달러 캐리 트레이드와 원화강세에 따른 수출부진이 나타날 수 있으며, 늦을 경우 리스크 증가로 조기 인플레이션으로 경제 붕괴 사태를 양산할 수 있어 시행을 둘러싼 논의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 윤증현 기재부 장관은 출구전략은 시장 건정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1분기 경제 지표 ‘분수령’

올해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글로벌 경제체재 재편의 신호탄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특히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성급한 출구전략으로 내수경기와 중소기업 경기를 위축시켜서 경기 양극화 현상을 더욱 심화 시킬지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지 기로에 서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녹색성장 경제 정책 역시 세계 경제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미국발 토요타 사태로 우리나라 제조업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과 가장 빠른 경기 회복세로 올해 경제 성장률 5%내외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출구전략과 관련해 국제공조가 필요한 부분은 하지만 구체적인 출구전략 집행 부문에서는 나라마다 경제발전 단계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말해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출구전략의 조기 집행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따라서 출구전략의 시점은 시장의 건전성에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그 시점은 하반기 이후 인플레이션이나 자산 가격 거품 가능성을 예상하기 위해서는 1분기 경제 지표의 성적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융의 안정화는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이상조짐과 전국 20여만 세대에 이르는 아파트 대량 미분양 문제,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해소되지 않은 고용문제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출구전략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도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12개월 연속 연 2%로 동결해 오고 있지만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3월로 만료되면서 신임 총재의 첫 과제로 조기 출구전략 시행은 다소 힘들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 시작이다.

결국 1분기의 경제 지표를 통한 시장 경제 안정화와 글로벌 악재 해소가 출구 전략 시행의 결정적 요소이며, 하반기에 예정된 G20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 경제 위상 재정립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마스터 키’로 제공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