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택배기사의 하루

“설 특수기간 하루 200개 넘는 물량”…위험 무릅쓰고 궂은 땀

정유진 기자 기자  2010.02.11 16:21:0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오전 6시50분, 한진택배에서 5년째 근무 중인 물류기사 김준수(30세) 씨는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서울 금천구 가산동 물류터미널에 도착해 전국 각지에서 들어온 물건을 분류한다.

오늘 자신이 배달할 물건은 대략 190박스. 설 특수 기간 배달하는 물량은 평상시(100~130개)에 비해 40% 가량 늘어난 물량이다.

분류시간은 1시간30분.  아침 8시30분이 돼 끝났다.  그는 “일년 중 가장 많은 물량이 몰리는 명절 특수기에 그래도 190개 정도는 많지 않은 편”이라며 “본격적으로 설 특수기가 시작되는 8일 정도가 되면 200개는 족히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8시50분 물건을 배달할 순서대로 가지런히 정리하고,  첫 배송지인 금천구 가산동으로 출발.

오늘 방문할 가정만 해도 150군데가 넘는다. 사과,  배, 수 산물, 고기 등 설 선물이 신선식품이라 배송이 더 중요하다.

‘인간 내비게이션’이라 불리는 김 씨는 “설 특수에는 잠잘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쁘지만 소비자들에게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명절특수 때 가장 바쁜 사람들은 물류기사들이다. 평상시보다 2~3배의 택배를 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쇼핑몰, 홈쇼핑, 백화점, 마트 등 일반 유통사들의 택배 물량을 설에 맞추려면 혼자도 버거울 지경이다.

CJ GLS 서비스 마스터 박성희(28세) 씨도 마찬가지다.  오전 7시쯤 동대문 물류터미널에 나가 분류 작업을 마치면 오전 내내 서울 시내를 돌아다녀야 한다. 

고객이 부재 시에는 난감하다. 물건을 잘못 두면 잃어버릴 염려도 있어 마음이 편치 않기 때문이다.  박 씨는 “재방문 메시지를 문자로 보내거나 전화 통화를 시도 하지만 전화통화가 되면 좋지만 안 될 때가 거의 많다”며 “문자는 10명 고객에게 보내면 고작 2명이 답해 줄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오전 7시부터 시작된 물류 배송 작업은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 2시경이 돼서야 가까스로 끝난다.

물류기사들에게는 식당에 앉아서 먹는 점심도 부럽다. 김 씨는 “편의점에서 삼각 김밥과 우유로 늦은 점심을 먹는다”며 “소화가 되기 전 바로 다음 배송지로 출발한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없는 5층 아파트는 시간과 힘이 곱절이상 든다.  일반 사무직이 오후 7시에 끝난 것도  부러워 할 정도다.  명절특수 기간에는 오후 11시~12시가 돼야 하루가 마무리 된다. 배송을 마치면 다시 물류센터로 가 내일 배송 할 물건의 분류작업을 마쳐야 한다. 
 
물류기사들은 배송이야 잘하면 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잘못하면 ‘서비스 불만족’ 클레임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들은 “하루 온 종일 돌아다니고 저녁 늦게야 물건이 도착하면 밤늦게 물건이 도착했다”며 꾸짖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저녁 늦게라도 찾아 갈라치면 “낼 오전에 방문하라는 둥, 너무 늦게 오신 거 아니냐”는 핀잔만 듣게 된다.  
 
김씨는 “명절 특수처럼 바쁜 날에는 담배도 마음 놓고 피울 수 없을 정도로 바쁘다” 며 “택배 배달 전화 시 반드시 전화를 받아주고 부재 시에는 문자라도 답이라도 해주셨으면 한다” 고 당부했다. 

안심하고 받아보는 택배 물건에는 하루 종일 열심히 뛰었던 물류기사들의 땀이 베여있다. 궂은 날씨에도, 혼잡한 교통 속에서도 고객의 물건을 전달해주기 위해 위험 무릅쓰며 고생하는 택배기사들에게 ‘고생 많다, 고맙다, 명절 잘 보내라’ 등의 인사로 따뜻함을 전하자.  ‘고맙다’는 표현이 많이 오갈수록 사회는 따뜻해지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