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대서양홀에서는 우리술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술이 한자리에 총집합한 '2006 대한민국 주류박람회'가 개막됐다.
참여업체만 40여개사. 국내의 웬만한 주류제조업체는 모두 참여한 셈이다. 소주, 맥주 회사부터 디아지오코리아(주), 진로발렌타인스(주) 등 양주회사, 문배주, 안동소주일품 등 전통주 업체들도 이번 박람회에 참가해 처음 행사치고 다양성과 참여도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만했다.
박람회 중간자리에 큼직막한 부스를 차지한 회사들은 어김없이 하이트맥주, 오비맥주 등 대기업 맥주회사와 진로, 두산을 비롯한 국내 10개 소주회사였다. 양주업체들도 중간자리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큰 규모에 화려한 인테리어로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이들 대부분은 나레이터 모델과 음향장치까지 동원해 목소리를 높여가며 자사 술을 홍보했으며 각종 시음행사와 이벤트로 관람객을 끌어들였다. 한 맥주업체는 10여명의 나레이터 모델을 부스앞과 무대 위까지 동원해 흡사 자동차 신차발표회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시음행사를 하다보니 박람회장을 나오는 관람객들 중에는 얼굴이 벌개진 사람들도 많았다.
이렇다 보니 박람회 입구 왼쪽편에 1평남짓한 부스에 자리를 잡은 20여개의 전통주, 민속주업체들은 '구색맞추기'에 불과했다. 나레이터 모델도 없었고 하다못해 시음용 술도 준비하지 못한 곳이 많았다. 단지 장인정신으로 만들어진 술들과 홍보 팸플릿만 조그만 책상위에 전시해 놓았을 뿐이었다.
바로 옆에서 들리는 나레이터 모델들의 이벤트 행사 진행과 각양각색의 시음행사에 이쪽 부스는 찾는 관람객들의 발길조차 뜸했다. 그나마 관람객이 몰리는 곳도 시음행사를 진행하는 일부 업체 부스에 불과했다.
한 전통주업체 참가자는 "처음부터 전통주와 민속주의 자리는 이곳으로 정해진 상태였다"며 "맥주, 소주업체들이 큰 규모의 부스에서 다양한 이벤트로 홍보를 진행하다보니 (전통주, 민속주 업체들은) '들러리'라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행사장 입구에 있는 주류홍보관, 주정홍보관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주류홍보관은 주류산업의 현황, 전통술제조과정 등의 전시물 몇개와 홍보관 중간에 국내에서 생산되는 술들을 모아놓은 것이 다였다. 나레이터 모델도, 이벤트도 없는 열악한(?) 홍보관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는 것은 당연히 쉽지 않은 것.
이번 박람회 취지 중 하나인 올바른 음주문화와 음주예절을 소개하기 위한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의 부스도 주류 대기업들의 치열한 각축장에서 존재의 이유를 그다지 찾지 못했다.
이날 오전 11시 개막식을 치른 뒤 국세청,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의원, 주한외교사절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박람회장 곳곳을 둘러봤다. 이들은 가는 곳마다 많은 관람객들과 취재진을 몰고 다녔다. 그러나 그 시간 박람회장 무대에서는 성균관석전대제보존회가 '향음주례' 시연이 열리고 있었지만 시연식에 참석한 사람은 10여명도 채 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주류박람회가 우리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주류산업의 위상과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대기업들의 홍보장으로 전락해 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은 괜한 '기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