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제 원당 가격이 폭등하며 ‘설탕 파동’ 조짐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 관련 시장에서도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뉴욕 국제선물거래소(ICE)에 따르면 설탕의 주원료인 원당 가격은 지난해 7월 파운드당 17센트에서 올해 1월로 접어들며 29.9센트로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10.5센트였던 것을 감안하면 무려 200% 가까운 폭등세를 보인 것이며, 29년만에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이 같은 ‘설탕 파동’의 조짐은 주요 원당 생산국인 브라질과 인도의 작황이 안 좋은 것에서 비롯되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지난해 일어났던 폭우로 수확이 지연됐고, 인도 역시 지난해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며 파종기를 침울하게 보냈다.
◆국내 관련업체들 “눈치만 볼 수 있나”
한편 원당가격이 급등하며 국내 제당업체 및 관련 업체들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원당가격이 1파운드당 30센트에 육박하며 ‘설탕 파동’이 가시화 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부와 소비자의 눈치보기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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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원당가격이 폭등하며 제당업체들이 미뤄왔던 설탕 가격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업체들은 수익성을 고려하자면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하소연 하지만, MB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강조한 물가 관리대상에 설탕가격이 포함되어 있고, 설탕가격 인상 시 제빵, 제과 등 다른 업종으로도 가격인상의 요인을 제공해주는 격이 돼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설탕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더욱 속이 타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원당이 설탕 원재료로 80%를 의존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많이 오른 상황에서 인상이 불가피한 것은 맞다”면서 “사실 벌써 인상됐어야 하는 부분이지만 못해 왔고, 인상 폭과 시기를 정하지 못했을 뿐 내부적으로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월에도 설탕 가격 인상을 시도한 바 있지만 정부의 강력한 물가관리 방침에 인상방침을 철회하기도 했다.
한편 설탕을 원료로 많이 사용하는 제과, 제빵 업체 등도 설탕 가격의 인상여부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제당업체들의 설탕가격 인상 폭이 얼마만큼 될지 우선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인하보다는 인상요인이 사실 더 많이 존재하긴 하지만 국민정서도 고려해 인상여부가 결정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증권가 “제당업체 이제는 인상”…제과업체는 ‘글쎄’
현대증권 유진 연구원은 “다른 곡물 원재료는 하향 안정화 추세지만 원당만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격이 치솟고 있고 이 같은 추세는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정부가 통제 정책을 펼쳐 왔지만 구정이 지나서 제당업체들 사이에 10%선의 설탕가격 인상 방침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 이선경 연구원은 “국제적으로도 설탕 가격 인상이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서 국내도 이제는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면서 “제당업체 입장으로서는 수익성 개선차원이 아니라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며, 물가관리에 주도적으로 나섰던 정부도 합리적인 선에서의 인상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또 제과업체 등 연쇄적인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 “제과업체 등은 설탕 가격이 인상됐다고 바로 따라 올릴 순 없을 것”이라며 “얼마 전 밀가루 가격이 인하됐다고 해서 그것과 비례한 가격 인하가 이뤄진 상황도 아니고 제과업체들은 이미 설탕가격 인상을 반영해 가격책정을 해놓은 상황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