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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의 라면사업 재진출은 신격호 회장의 적극적으로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6일 동안 전국 롯데마트 전 점포에서 판매를 시작, 현재까지 3만개(5개입 봉지라면)가량의 ‘롯데라면’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롯데라면은 롯데마트 라면 판매에서 2위를 기록했다. 이 주장대로라면 믿기지 않는 엄청난 성과다. ‘롯데라면’이 단박에 농심의 아성을 뒤쫓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 측은 일단 소비자들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고 자평하고 있다. ‘신라면’을 당장 따라잡을 수는 없지만, 일단 자사의 PB라면인 ‘이맛이라면(제조사 삼양)’보다는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롯데라면이 유통 전문 기업집단인 롯데의 ‘각별한 후원’을 등에 업는다 하더라도 업계 1위인 농심의 ‘신라면’과 비교되는 것은 ‘과잉 설정’이라는 게 중론이다.
◆‘롯데라면’ ‘신라면’ 따라 잡기 가능할까
‘국민 라면’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 인기 1위 라면인 ‘신라면’이 라면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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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생산하는 라면들은 라면시장의 이른바 ‘큰 손’이다. 1986년 10월 출시된 ‘신라면’은 라면시장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당시, 매운맛의 라면이 없던 때라 ‘신라면’은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농심 측은 “‘신라면’이 나오기 전에 ‘안성탕면’이나 ‘짜파게티’ 라면이 있었지만 매운맛을 좋아하는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했기 때문에 ‘신라면’이 출시되자 크게 인기를 끌었던 것 같다”고 했다.
‘신라면’의 인기몰이 이후 라면시장은 매운맛 라면이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다. 때문에 매운맛 라면이 주도하고 있는 라면 시장에서 얼큰한 맛을 표방하고 나선 ‘롯데라면’이 자리를 잡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게다가 ‘롯데라면’의 유통 판로는 롯데마트 뿐이다. 롯데마트는 물론이고, 홈플러스나 이마트 등 할인점을 비롯해 식당, 편의점, 소매점, 심지어 군부대 등 라면이 있는 곳이라면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는 ‘신라면’을 상대로 ‘롯데라면’이 추월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다.
이런 시장 상황 때문에 농심은 ‘롯데라면’의 ‘선전포고’에 사실상 관심도 안 둔다. 농심 관계자는 “롯데라면이 시장에 나오긴 했지만 견제 할 것도 없다”며 “롯데라면은 연구소도 공장도 없어 한국야쿠르트에서 빌려 라면을 생산하고 있는데, 라면을 자체적으로 생산 할 수 없는 곳의 브랜드와 농심의 라면을 비교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는 2009년 3월 삼양라면이 제조한 ‘이 맛이라면’이라는 첫 PB상품을 내놓은 적이 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별로였다.
‘롯데라면’ 출시로 실질적인 득을 보는 곳은 한국야쿠르트다. 한국야쿠르트가 롯데라면의 연구소며 공장을 가동하고 제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라면사업은 의뢰사와 제조사가 서로 윈-윈 하는 작업”이라며 “‘롯데라면’이든, 편의점 PB라면이든 판매만 그 기업들이 할 뿐 자사의 제품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름만 바꿔졌을 뿐 태생은 한국야쿠르트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