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키코(KIKO)는 수출기업의 환헤지 상품으로써 적합한 상품이고, 은행과 기업에 유리하고 불리한 조건이 대등하게 교환된 구조다”
스티븐 로스(Stephen A. Ross)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MIT) 경영대학원 교수는 21일 국내 법정에서 키코 계약으로 은행이 폭리를 취했다는 로버트 엥글(Robert Engle) 뉴욕대 교수의 진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로스 교수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2부(변현철 부장판사)가 심리 중인 D사와 외환은행·우리은행 간 소송에 피고 측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이에 앞서 엥글 교수는 2009년 12월 17일 D사 측 증인으로 나와 “기업이 키코 상품으로 이득을 보려면 환율이 지정한 범위 안에서만 움직여야 하지만 환율의 변동성이 커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키코는 은행에 유리하게 설계돼 있어 기업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불공정한 상품”이라고 증언했다.
로스 교수는 “키코 계약은 환율이 하향 안정 추세를 보이던 당시 상황에 맞게 단순 선물환을 변형한 상품으로 기업들의 환헤지 수요에 따라 설계된 합리적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또 은행이 폭리를 취했다는 엥글 교수와 기업 측 주장에 대해 “키코 거래에서 은행이 수취한 마진은 전체 계약금액의 0.3~0.8% 정도”라며 “이 정도의 마진은 국제적인 금융실무 관행이나 다른 금융상품 거래 사례에 비춰 봐도 적절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로스 교수는 이어 은행의 마진이 기업의 기대이익의 764배로 산정됐다는 기업 측 주장에는 “옵션의 가격을 산정할 때 계약 당일(2008년 2월 22일)이 아닌 10년 전의 변동성 값을 적용해 자의적으로 측정했다”고 반박했다. 계약 당일에는 변동성 값이 4~5% 수준이었지만, 10년 전에는 15배 수준의 70%였다는 것.
로스 교수는 파생상품 가격과 관련된 이론인 ‘재정가격결정이론’을 확립했고, 미 재무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파생상품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꼽힌다.
한편,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미리 정한 환율에 약정액을 팔 수 있도록 설계된 파생상품인데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 상품에 가입한 많은 기업들이 대부분 큰 손해를 보면서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