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 상황과 경영 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반대로 몰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조명하는 특별기획 [50대기업 완벽 대해부] 이번 회에는 대우조선해양그룹을 조명한다. 그룹의 태동과 성장, 계열사 지분구조와 후계구도 등을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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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대우조선해양은 향후 조선업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분야까지 아우르는 종합 중공업 그룹으로 거듭날 방침이다.
◆위기는 성공의 발판
임진왜란 첫 승전지인 거제도 옥포만에 자리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973년 제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건설 중이던 조선소를 대우그룹이 인수하면서 탄생했다.
옥포조선소의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정부의 경제개발 계획으로 1973년 대한조선공사 주관 하에 옥포만에 건설이 시작된 이래, 1978년 오일쇼크로 인한 조선경기 불황과 자금 부족으로 조선소 건설이 중단될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위기에 빠진 옥포조선소를 구원한 곳은 다름 아닌 대우그룹. 1978년 당시 대우그룹은 조선업의 성장과 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옥포조선소를 인수하고 대우조선공업주식회사를 설립했다.
한국 조선업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표 하에 대우조선은 아낌없는 투자와 기술개발로 조선업의 선두주자로 도약했다. 대우그룹 인수 5년 만인 1983년, 대우조선해양은 당시 상공부로부터 1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자금부족으로 건설 중단까지 고려됐던 회사가 불과 5년 만에 한국의 일류 기업으로 거듭난 것이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대우조선은 두 번째 시련을 겪게 된다. 당시 조선업계를 강타한 조선경기불황으로 1989년 만들어진 ‘조선산업 합리화’ 정책에 의해 설비 확장 등을 규제 당하게 된 것. 하지만 이 같은 시련은 대우조선에게 오히려 보약이 됐다. 그 저력이 빛을 발한 때는 다름 아닌 지난 외환위기 시절이다.
◆신기술·부가가치선종 집중 전략 주효
당시 대우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대우조선해양은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하지만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무너지고 경영 환경은 악화 일로로 치닫는 위험한 상황에서, 그 동안 거듭된 위기를 극복하며 나름대로 생존비법을 익혀온 대우조선해양은 저력을 발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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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부터 ‘F1 전략’ 2기를 출범시켜 이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매출 35조원의 종합 중공업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남상태 대표(가운데)와 직원들. |
대우조선해양이 선택한 돌파구는 신기술 개발과 부가가치선종 집중 전략. 대우조선해양은 당시 최고 부가가치 선박이었던 LNG선을 전략 제품으로 선정하고 회사의 자원을 집중했다.
신기술 개발로 해외에서 수입하던 부품과 시스템도 국산화했으며, 대량 구매와 구매선 다각화를 통해 자재비도 낮췄다. 이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은 2억 달러가 넘어가는 선박의 가격을 1억7000만달러로 낮춰 경쟁력 제고와 함께 수주를 가능케 했다.
기술 측면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은 선두를 달렸다.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LNG선 통합 자동화 시스템’, ‘재기화 LNG선(LNG-RV)’, ‘초대형 LNG선’ 등이 10대 신기술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최초로 운송 중인 LNG의 증발가스 발생을 없앤 ‘sLNGc’라는 신개념 LNG선 기술을 개발해 실제 선박에 적용시켜 건조 중이다.
게다가 해양설비 분야에서의 성장과 기술력도 큰 힘이 됐다. 이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나이지리아에 설치 중인 ‘아그바미 FPSO’는 가장 큰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로, 지난 2008년 프랑스 토탈사로부터 수주한 21억달러 상당의 FPSO는 현재까지 발주된 해양플랜트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한편, 반잠수식 시추선은 해양플랜트 중 강점을 보이는 분야로, 지난 1980년 국내 최초로 미국 R&B사로부터 수주한 이래 현재까지 국내 조선 업체 중 가장 많은 22기를 수주, 이 가운데 14기를 인도해 기술력을 입증했다.
특히, 최근에 수주한 시추선은 깊은 바다와 얕은 바다에서 모두 시추 작업을 할 수 있는 전천후 시추선이다. 드릴십 분야는 지난 2006년에 처음 진출했으며, 트랜스오션사의 디스커버러(Discoverer)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인도하면서 대우조선은 그 명성을 널리 알렸다.
◆‘F1전략’ 오는 2020년 매출 35조원 달성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업계 최고의 경영 목표(First)를 앞당겨 시간 안에 달성하고, 일하는 방식을 빠르게 전환하며(Fast), 회사의 규정과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개선(Formula)하자는 ‘F1 전략’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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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조선해양은 지속적인 원가절감과 고부가가치선 위주의 선별수주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동시에 풍력발전 같은 미래 신성장 동력을 개발, 향후 조선해양·에너지·플랜트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중공업 그룹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
이를 바탕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부터 ‘F1 전략’ 2기를 출범시켜 이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매출 35조원의 종합 중공업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8년 ‘미래연구소’를 개설, 미래 성장동력 개발과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또, 최근 풍력업체인 미국의 드윈드(De Wind)사를 인수하고, 이산화탄소 포집 전문기업인 노르웨이의 사르가스(Sargas)사와 협력관계를 맺는 등 기존 조선·해양 플랜트 분야 뿐 아니라 그와 연관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및 플랜트 사업 등으로 활발히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지난해 11월 수주한 플랫폼 형태의 해상 풍력 발전기 설치선(Wind-Turbine Installation Vessel)이다. 독일의 에너지업체인 RWE 사로부터 수주한 이 선박은 자체 동력을 이용해 풍질이 좋은 해상 위로 이동, 그 자리에 풍력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선박이다.
신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풍력발전 사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존 강점인 조선업이 결합된 풍력 발전기 설치선은 대우조선해양이 추구하고 있는 사업 방향을 잘 나타내고 있는 대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원가절감과 고부가가치선 위주의 선별수주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동시에 풍력발전 같은 미래 신성장 동력을 개발, 향후 조선해양·에너지·플랜트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중공업 그룹으로 거듭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