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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관계법 통과, 아직 끝나지 않은 논쟁

15년만에 처리됐지만 불씨는 여전…'고장난 시한폭탄'

이용석 기자 기자  2010.01.12 15: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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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지난 달 30일, 노동 관계법 개정안이 혼란 속에 통과 되면서 정부는 유급 근로시간 면제와 복수노조 허용에 관련된 세부 사항 제정 업무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전임자 임금지급이 금지되고 노조 활동 시간을 유급으로 인정해주는 타임오프제의 실시가 당장 7월로 다가왔기 때문에 정부는 오는 2월까지 시행령 제정을 마무리 할 방침이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추미애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 노동계와 야당 쪽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개정안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던 일부에게 이번 법안 처리는 실로 당혹스러운 결과였다. 이에 야당의원 20명은 지난 8일 노동관계법 처리 과정을 문제 삼아 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한나라당 이외 환노위원들의 참석을 원천봉쇄해 참석을 방해하고, 질서유지권 발동 등 직권남용을 했다는 이유에서 였다. 또한 민주노총을 포함한 노동계와 경제계 역시 자신들의 이익계산에 따라 법안 처리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15년의 공방, 결코 끝나지 않은 싸움

1997년 김영삼 정부 말기,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 현 노동관계법의 초안이 되는 노조법이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시기상조라는 의견과 각 계의 반대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여 2001년 말까지 법 시행을 미룬다는 조항을 달게 되고 2번에 걸친 재연장을 거쳐 작년 말 까지 넘어오게 되었다.

지난해 10월 원활한 법 처리를 위해 첫 노사정 6자 대표회의가 열렸고, 역시 지난 11월25일 열렸던 노사정 대표자 회의는 결렬이 선언되기도 했었다. 법 개정시한은 불과 1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노사정은 다시 회의에 들어갔고 지난달 4일 '노사정 합의안'이 그 첫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민주노총과 민주당의 반발로 추미애 환노위원장이 노사정 8인 대표회담을 다시 주재하였지만 완전한 합의에는 실패하고 만다. 결국 법시행을 며칠 앞두고 추 위원장이 낸 중재안이 여당의원들을 통해 상임위를 통과했고, 법사위를 넘어가 개정시한을 몇 시간 넘기고서야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었다.

◆연말처리된 노동관계법, 쟁점은 무엇?

노동관계법의 가장 큰 쟁점은 크게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이렇게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달 4일 공표되었던 '노사정 합의안'에서는 '전임자 임금 원칙적 전면금지'와 이에 따른 '타임오프제'의 실시, 그리고 '복수노조 허용 2년 6개월 유예'를 골자로 하고 있다.
우선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안에 대해 한나라당은 '통상적인 노조 관리업무에 한하여 임금지급'이라는 당론과 합의안의 본질이 같다는 판단 하에 합의안을 당론으로 채택을 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이 문제에 대해 전임자 임금지급은 노사 자율에 맡겨야 되는 문제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내었다.

또한 노사 양측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는데 전경련과 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에서는 '통상적인 노조관리 업무에 대한 임금지급 반대'의 주장을 내세웠다. 한국노총은 '통상적인 노조 관리업무'를 '통상적인 노조업무'로의 수정을 통해 '타임오프 면제 범위 확대'를 요구했고,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민주당·민주노동당과 마찬가지로 '전임자 임금지급은 노사 자율 사항'임을 주장했다.

복수노조 허용과 관련해 대부분이 '허용'을 원칙으로 하는 것에는 동의했으나 '분쟁 시 교섭창구 단일화'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를 보였다.  

한나라당과 경제단체 에서는 교섭창구의 단일화가 없을 시 혼란은 불가피 하다며 기존 노사정 합의안을 강조 했으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민주노총은 '산별노조'와 '개별 사업장을 벗어나는 超기업 노조'는 교섭창구 단일화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타임오프 상한을 3년 주기로 새롭게 정하는 것, 통상적인 노조유지·관리업무의 기준, 비정규직 등 소수 노조에 대한 논의의 배제 등도 이번 노동관계법 개정안에서 쟁점이 되고 있다.

◆ 2010년, 노동관계법이 가져올 것들

우선 개정안의 시행 방식을 두고 노사 간 갈등이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타임오프의 상한선과 범위를 놓고 상한선을 최대한 늘리려는 노동계와 줄이려는 경영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노사 간 팽팽한 신경전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노동계 에서는 '법안 통과와는 별개로 완전한 해결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5~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아직 노조법 개정안 통과 자체를 '밀실야합'으로 규정하고 있는 야당과 민주노총의 반발이 커 노사관계 불안 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다.

우선 재계는 법안통과와 관련하여 우려섞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개정안 통과로 인해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노동관계법 개정과정에서 노사정 합의를 지키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는 의사를 밝혔고, 대한상공회의소는 "통과된 법안은 노사정 합의안에 비해 노동계 의견이 상대적으로 사측보다 많이 반영돼 노사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통과된 법안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사측도 불만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새로운 노동법 개정을 위해 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2010년 4월 15일까지 준비를 완료하고 민노총의 지침에 따라 총파업에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의원은 6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기업별 노조에서 복수노조는 금지되어 있지만 법원의 결정으로 산별노조가 기업별지부를 결성하면, 여기에 대해선 별도의 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인정해왔다" 며 "통과된 법은 이것조차도 제한하겠다는 것으로 노동3권은 전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한 노동관계법 개정은 미봉책이라는 논란을 남겼고, 앞으로 노동계와 재계가 각종 충돌을 빚을 때 문제를 확대시킬 '고장난 시한폭탄'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