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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새 생명 얻어 정말 기뻐요"

선교차 찾은 한국서 신장이식 수술 받은 페루인 변호사 훌리오 씨

이철현 기자 기자  2010.01.08 18: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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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새해를 맞은 건국대학교병원 52병동에는 특별한 손님이 있다. 페루에서 온 훌리오 세사르 씨(51)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변호사인 훌리오 씨는 페루에서 선교를 하기 위해 12월 중순 한국을 방문했다가 생각지도 못한 신장이식 수술을 받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 선교활동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가 만성신부전증과 갑작스러운 요독증 증세로 건국대병원에서 신장이식수술을 받은 페루인 변호사 훌리오 세사르 씨(사진 가운데)와 아들 등 가족들이 8일 오전 병실에서 수술을 해준 의료진들과 만나 감사의 악수를 하고있다. 사진 왼쪽부터 건국대병원 외과 윤익진 교수, 신장내과 조영일 교수, 외과 장성환 교수, 비뇨기과 백성현 교수.  

원래 신장이 좋지 않아 페루에서도 정기적으로 신장 투석을 받고 있었던 훌리오 씨는 한국을 방문하기 전 본인의 신장 상태가 걱정이 됐지만 담당 의사가 투석을 받지 않아도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 안심하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훌리오 씨는 페루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부터 몸이 심하게 붓는 등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 급기야 지난해 12월 13일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건국대병원에서 응급 투석을 받아야 했다.

훌리오 씨를 진료한 신장내과 조영일 교수는 “훌리오 씨는 정기적인 투석이 꼭 필요한 만성신부전증 환자로 병원에 왔을 당시 주 3회 정도 해야 하는 투석을 하지 않아 요독증이 왔던 상태였다”면서 “훌리오 씨는 신장이식 수술을 하지 않으면 평생 투석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빠르게 나빠지는 신장 상태를 걱정한 훌리오 부부는 며칠간의 고민 끝에 신장이식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신장이식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훌리오 씨에게 적합한 신장 기증자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였다. 타지에서 기증자를 찾기는 그야말로 어려운 일. 이 때 훌리오 씨 부인인 랄다 씨(37세)가 나섰다.

가능하다면 남편에게 자신의 신장을 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의료진은 곧바로 랄다 씨가 신장 기증을 할 수 있는지 적합성 검사를 시작했다. 며칠 후, 훌리오 씨 부부는 반가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다행히 랄다 씨가 훌리오 씨에게 신장 기증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2009년을 하루 남겨둔 12월 30일, 건국대학교병원 수술실에서는 이들 부부의 신장이식수술이 이루어졌다. 6시간에 걸친 신장이식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훌리오 씨 부부는 빠른 속도로 회복해나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장이식수술은 수술 후 2주 정도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이들 부부의 신장이식수술은 외과 윤익진 교수와 비뇨기과 백성현 교수가 집도했다. 윤 교수는 “훌리오 씨는 만성신부전증으로 신장 기능이 많이 떨어져있는 상태였는데 다행히 수술이 잘돼 회복도 빠른 편”이라고 전했다.

또한 훌리오 씨는 관상동맥 질환도 같이 앓고 있는데 신장이식수술 회복이 모두 끝나면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에서 관상동맥 치료도 받은 후 퇴원할 예정이다.

훌리오 씨는 “한국에 와서 신장이식수술을 받고 보니, 의료 수준이 무척 높다는 사실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면서 “평생 투석을 해야 한다는 것이 무척 힘들고 막막했는데 이제는 한국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어갈 수 있어 정말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