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10년 새해를 맞이한 지 1주일이 지났다. 새해 새 달력을 보며 야심차고 복잡한 계획을 세운 이들 중엔 순항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작심삼일’로 끝나버린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명화와 사진이 포함된 달력을 보고 있으면 이런 복잡한 생각은 잠시 접어 둘 수 있다. 연말연시엔 으레 새 달력이 선물로 오간다. 달력 중에서 부와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몇몇 은행권 달력이 눈길을 끈다.
은행권 달력도 다른 달력과 마찬가지로 미술 작품과 사진작품이 주를 이루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제작 부수는 감소했다. 핸드폰 일정과 다이어리 이용 증가와 함께 은행들의 예산 감소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달력의 품격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술관 못지않은 ‘명품달력’
국민은행은 탁상용, 벽걸이용(일반형, 고급형, 숫자형), 액자용 등 총 7가지 형태의 달력을 520여만부 찍었는데, 이 달력에는 ‘설악산 화가’ 김종학 화백의 그림이 수록돼 있다.
여름(1989년)부터 꽃과 새들의 합창(2004년)까지 있고 1월부터 12월까지 그림을 기준으로 19개의 그림이 들어있다. 각 용도의 달력마다 수록된 그림의 차이가 있는데, 10~12월의 경우 VIP달력은 다른 그림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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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민은행은 ‘설악산 화가’로 유명한 김종학 화백의 그림으로 2010년 달력을 제작했다. / 김종학 화백의 파라다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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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이 VIP용으로 제작한 달력은 일반 펄프 용지보다 10배 이상 수명이 길고 생동감 넘치는 색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면으로 만든 프랑스산 아르슈지에 유명 화가의 작품을 넣는 방식이다. 아르슈지는 나폴레옹이 문서보관용으로 썼다는 종이로, 보존성이 높아 일반 달력 용지보다 가격이 많게는 20배까지 차이가 난다.
하나은행의 경우 하나금융지주가 보유한 그림들을 벽걸이 달력에 수록했는데, 이우환(Dialogue), 박생광(시집가 날), 김창렬(물방울) 등의 작품을 집에서 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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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 13회 하나달력디자인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다혜 이선실씨의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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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하나은행은 지난 1997년부터 달력디자인 공모전을 시작했다. 여기에 선정된 작품들은 탁상용 달력을 통해 접할 수 있는데, 출품작들은 개성 있고 참신한 작품들이 많아 매년 디자인 업계와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다른 은행 달력이 풍경이나 미술작품을 위주로 만드는 것과는 다르게 하나은행은 공모전을 통해 고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사용자 선호의 달력을 만들어 왔고, 우수하고 창의적인 디자인 인력을 발굴해 국내 디자인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과 외환은행도 벽걸이와 탁상용을 따로따로 제작했다. 우리은행은 박대성 화백의 그림을 통해 동양화를 외환은행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을 통해 서양화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탁상용에는 우리은행이 제15회 우리미술대회 수상작품을 넣었고, 외환은행은 김재학 화백의 정물화를 삽입했다. 장미를 많이 그리는 김 화백의 정물화도 3작품 수록됐다.
각 은행이 그림을 선정하는 데는 내부평가단과 외부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친다.
서울 소재 갤러리의 한 관계자는 “달력을 통해 유명 작품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도 작가와 대중과의 소통에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고 밝혔다.
◆그림 대신 은행의 ‘가치’ 담기도
신한은행은 벽걸이와 탁상용 달력을 다르게 제작했는데 탁상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다른 은행과는 차별화한 것이 바로 신한은행의 해외 점포를 달력에 넣은 것.
1월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12월 캐나다 토론토까지 신한은행이 진출한 나라와 도시들이 들어있다.
다른 은행들이 해외 진출을 통해 2010년 성장을 이루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은 해외사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이들 지점의 역할과 노고를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SC제일은행은 금융지주사를 포함해 자회사 등 임직원들의 직원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한 사진을 담은 달력을 선보였는데 사진을 선정하기 위해 사내 공모전을 개최했다. 전문 사진가와 임직원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총 12개의 사진을 선정했다. 직원 참여로 인한 달력제작은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SC제일은행 특유의 문화가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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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제일은행 직원 사진 공모전에서 동상을 수상한 정동민 방카슈랑스부 과장의 작품 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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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의 내용물이 그림이든 사진이든 사람들은 이런 예술작품과 소통할 수 있는 경로를 달력을 통해 제공받고 있는 것이다.
달력은 희망을 품어야하기 때문에 은행들은 밝은 분위기의 작품을 선호한다. 은행들이 2010년에 수록한 작품들도 편안하고 화사하면서도 사계절 감각이 뚜렷한 작품이다.
새해 달력을 통해 희망과 의욕, 목표와 다짐을 했지만 지난 4일 내린 눈으로 의지가 다소 약해졌다면 달력의 작품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는 것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