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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볼썽사나운 금강제화 유산다툼

정유진 기자 기자  2010.01.06 17: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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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부모 유산을 두고 벌이는 형제들 간의 법정싸움은 흔한 일이 됐다. 유산 상속을 둘러싼 형제간 다툼은 볼썽사나운 진흙탕 싸움으로 발전되기 십상이기 때문에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돈 많은 기업인 집안에서 벌어지는 유산 싸움은 그 정도가 일반인들의 그것보다 크고 복잡하다. 

두산그룹, (주)한진, 금호그룹, 현대그룹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집안에서 이 같은 유산 싸움이 있었다.

최근 금강제화도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형제들 간의 법적 분쟁으로 소란스럽다. 금강제화는 김동신 전 회장이 1954년 서울 서대문구에 ‘금강제화산업사’를 설립하면서 탄생,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제화업체로 우뚝 선 건실한 기업이다.

금강제화는 김 전 회장이 사망한 1997년까지 성실한 이미지의 기업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그리고 최근까지도 별 탈 없이 ‘좋은 기업’으로 잘 지내왔다. 하지만 경영권을 이어 받은 장남 김성환 회장이 동생들 몰래 돈을 빼돌려 유산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소송이 최근 제기되면서 금강제화는 좋던 이미지에 금이 갔다. 

김 전 회장의 다섯째와 여섯째 두 딸은 장남 김성환 회장을 상대로 각각 15억원씩 총 30억원을 지급하라는 청구소송을 냈다. 이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김 전 회장의 재산이 거의 없다고 동생들을 속이고 재산의 일부만을 나눠줬다. 13년 전의 일이지만 동생들이 큰 오빠가 괘씸하다며 법정 싸움을 건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들은 두 딸이 받은 유산은 각각 35억원에 불과하지만 김 전 회장은 이미 사망 전에 장남에게 870여억원, 차남에게 180여억원, 김 전 회장의 처에게 39억여원을 증여했다. 김 전 회장 사망 직후 상속 재산 120여원과 장남 등에게 이미 증여된 부분을 포함하면 김 전 회장의 재산은 총 1200여억원이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지금 특별히 말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회장님이 미국 출장 중이라 회장님이 오신 뒤에 자세한 내용을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강제화의 유산 상속 싸움이 어떤 식으로 매듭지어질 지 지켜볼 일이지만, 이들의 공방을 보며 2009년 5월 대전지법 김재환 부장판사가 내린 이색 판결이 떠올랐다. 김 판사는 목민심서를 인용해 판결을 냈다.

骨肉之爭 忘義殉財者 懲之宜嚴(골육지쟁 망의순재자 징지의엄).

혈육 간에 서로 다투어 의리를 잊고 재물을 탐내는 자는 엄히 징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부모 유산을 둘러싼 형제간 다툼은 언제 봐도 볼썽사납고 추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