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순한 소주가 돌풍을 일으키며 맥주 소비량까지 감소한 가운데 소주가 순해질때마다 소주 출고량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1일 대한주류공업협회 주류출고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두산과 진로가 20도와 20.1도 소주를 내놓자 지난해 9월 이후 전년동월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던 출고량이 5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20도 소주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인 3월 출고량은 11만2679kl로 전년동월 10만5309kl에 비해 6700kl나 늘어났으며, 3월 출고량으로는 지난 1994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같은 현상은 과거 22도 소주 출시때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00년 소주 출고량이 전년동월에 비해 증가한 것은 6월 딱 한달 뿐이었다. 그러나 2001년 2월 22도 소주가 출시되자 소주 출고량은 바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01년에는 7월만 전년동월대비 감소했을 뿐, 나머지 달은 모두 출고량이 전년동월에 비해 증가했다.
다만 1998년 진로가 23도 소주를 출시했을 때는 이같은 통계추이는 보이지 않았다. 23도 소주는 이미 지난 1995년부터 무학, 대선주조 등 지방소주업체들이 선보였기 때문에 전국적인 신제품 출시 효과를 얻지는 못했다.
소주업체들은 소주 도수 내려서 많이 팔았다는 말에 '펄쩍' 뛴다.
진로 관계자는 "소주가 순해졌다고는 하지만 마시다 보면 결국 똑같다"며 "소주는 순해졌지만 판매량은 결코 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순한 소주에 대한 주당들의 반응을 종합하면 이같은 진로 관계자의 말은 그리 설득력이 높지 않아보인다.
회사원 양근모(45)씨는 "소주가 너무 순해져서 예전의 '캬'하는 소주맛이 아니라 이제는 그냥 밋밋한 알콜맛"이라며 "예전에 2병 마시던 소주를 3병은 마셔야 소주 마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방 소주업체인 무학은 올해 1월1일부터 이미 20도 소주를 내놓았지만, 일체 홍보활동을 하지 않다가 두산과 진로가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벌이자 뒤늦게 '소주 도주를 내렸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무학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순한 소주에 익숙해지도록 따로 홍보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소주가 자꾸 순해지면서 터져나오는 일부 주당들의 비난의 목소리를 우려한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다 소주 주정가격은 지난 3월에 이어 또 한차례 인상을 앞두고 있어 소주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소주가 순해지면서 소주를 찾는 고객층은 다양해 졌지만, 독한(?)소주가 그립고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은 앞으로 무슨 술을 마셔야 할지
고민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