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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더블딥' 늪으로 빠지나(?)

경제살리기 앞장 설 때…산별노조 허용시 대공황 초래 우려

이용석 기자 기자  2009.12.30 11: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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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2010년은 경제회복 여부를 가름하는 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초부터 노동법 파국 등 경제 전반에 걸쳐 극심한 혼란과 국론 분열을 초래할 수 있는 암초들이 산적해 있어 걱정이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협상 능력과 의지 부족을 질타하고, 또 한쪽에서는 청와대와 정부가 정무 능력을 십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노조전임자 문제와 교섭창구 단일화 자체가 갖는 문제점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실종되고 있다는 것이다.

◆협상 어떻게 되고 있나? 협상결렬로 '원안 효력 발생' 가능성 상승

현재 정부와 여당, 그리고 야당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타결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우선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은 노조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 30일 열리는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일단 개정안을 상정키로 했다. 합의안에는 복수노조는 1년6개월, 노조 전임자 무임제도는 6개월을 각각 유예하고 노조 전임자의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제도)' 범위에 '건전한 노사관계 정착을 위한 노조유지 및 관리활동'을 명문화 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민주당은 산별노조의 교섭권을 예외적으로만 인정하는 중재안에 대해 "당론에서 크게 후퇴했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고, 민주노동당은 물리적 저지도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국회에서 30일에도 노동관계법을 처리하지 못하면 연내 처리는 사실상 어려워진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물론 31일에 극적 타결을 볼 수도 있겠지만 노동관계법안이 법제사법위, 본회의를 하루만에 통과하기는 물리적으로 힘들다. 또 여야간 새해 예산안 관련 긴장 상황이 빚어지고 있어, 원내 상황 자체도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노동법 쟁점들을 둘러싼 절충안이 연내 통과되지 않으면, 원래 일정대로 복수노조의 도입과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 금지가 전면 시행되게 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노동계와 재계의 반발과 충돌, 이로 인한 사업장의 일대 소용돌이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건전한 노사관계 막는 독소조항? 논란 여전

우선 노동계는 복수노조의 협상교섭창구 단일화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다수파 노조가 협상 창구를 독점하는 것이 사실상 복수노조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장애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여러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교섭창구를 만들자는 게 노동계 내 다수의 목소리다. 한편, 노동계는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재계의 경우 더 많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우선 재계는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관련해 타임오프에 해당하는 노조활동에 대해서만 급여를 지급하기로 한 데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론은 좋으나, 노사관계 현실에서는 어떤 행위가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것인지, 그리고 노조 유지 및 관리 업무의 범위와 한계는 무엇이냐 등을 두고 노사간 상당한 해석 다툼을 빚을 '화근'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또한, 노사 선진화를 위해 사용자의 지배·개입을 일소하고 진정한 노조의 자주성을 회복 및 노사대등 원칙을 재확립시키겠다는 것이 입법취지인데 노조 유지 및 관리 활동에 대해 사용자가 급여를 지급케 한다는 것이 논리모순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복수노조의 교섭창구 단일화 대신 산별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해 주자는 민주당측의 제안도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교섭창구 단일화는 오로지 개별 사업장 또는 사용자를 중심으로 판단, 규율되어야 한다는 게 대전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측 주장이 만약에 향후 입법에 반영되면, 기존 기업별 노조 외에 산별노조 산하 지부나 지회가 같은 사업장내 종업원을 위한 교섭을 요구해 온다면 사용자에게는 결국 복수의 교섭 요구가 되고 이는 노사대등을 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렇게 산별 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한다면 복수노조 설립 허용에 관한 입법취지(혼란 방지, 사용자 교섭력 유지 등)를 부정하는 것으로, 이를 사용자가 동의하거나 노사가 합의하면 인정하지 말자는 논의가 힘을 얻고 있다.

결국 어떤 형태로든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되면서 산별노조 등 초기업단위 노조의 교섭권만 창구단일화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가까운 시일내 전국 노동조합은 산별, 지역별 노조 형태로 전환추세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별 노조와의 경쟁구도로 인해 교섭 장기화는 물론 노사간 뿐만 아니라 노정간의 교섭비용마저 증폭시킬 소지 다분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렇게 노동법 관련 쟁점들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논쟁까지 처리에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 어떻게 해결될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 노조전임자 임금 문제, 교섭창구 단일화 방안 등을 둘러싼 충돌이 경제를 강타할 경우, 자칫 2009년에 뛰어난 회복능력을 자랑하면서 세계 각국의 부러움을 샀던 한국경제가 스스로 '더블딥(불황이 회복되다가 다시 침체로 빠지는 현상)'의 늪으로 걸어들어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