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자, 이번에 나온 물건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여자친구를 위한 좋은 선물입니다. 여성용 향수와 로션 세트. 사실 제가 사놓고 뚜껑이 깨지는 바람에…자, 오천원부터 시작합니다!’ 여기저기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6천원!’, ‘7천5백원!’, ‘1만원!’, ‘1만2천원!’ ‘더 없습니까? 그럼 1만2천원에 낙찰입니다! 탕! 탕! 탕!’ 사회자는 외침과 함께 탁자를 세 번 두드린다. 경매장의 모습이 아니다. 글렌피딕으로 유명한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대표 박준호)의 송년회 모습이다.
주류회사의 송년회는 흔히 술과 함께일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올해 송년회를 직원 대상 ‘자선 경매 행사’로 대신했다.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소장품들을 경매에 내놓고 회사는 경매금 만큼의 액수를 더 보탰다. 그리고 이렇게 모인 수익금 전액을 회사 인근 복지기관에 기부하기로 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의 이상훈 마케팅팀장은 “올해 송년회 테마를 ‘주위를 둘러보는 연말’로 정하고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은 결과 ‘자선 경매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생각 보다 많은 금액이 모였다. 주위를 둘러보는 연말이라는 컨셉이지만 오히려 훈훈해지는 것은 우리가 아니었나 싶다.”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망년회하면 폭탄주를 돌리거나 노래방을 전전하던 기업들의 연말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경기 침체가 큰 영향을 미쳤고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돌아보게 됐다.
헤어 고데기로 유명한 ㈜언일전자는 2005년부터 본사가 위치한 중랑구청에 쌀과 후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도 사회의 일원으로 지역사회의 발전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다. 언일전자의 쌀과 후원금은 중랑구청을 통해 불우이웃들에게 전달된다.
교육기업 에듀윌은 지난 19일, 고객이었던 20회 공인중개사시험 합격생들과 북한산행에 참여해 2010년 공무원 시험 등을 치르게 될 수험생들의 합격을 기원하는 응원의 글을 풍선에 붙여 하늘 높이 날려 보내는 오색 풍선 날리기 이벤트를 진행했다.
해태음료는 이달 말 강원도 평창군에서 폐비닐 수거, 하천 쓰레기 제거를 하고 농사준비를 거드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신한다. 풀무원도 21일 전 임직원들이 월드비전과 함께 아프리카 빈곤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특별한 나눔 행사를 진행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등 내부의 행사 보다는 외부의 이웃들과 함께하는 송년회가 늘고 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의 박준호대표는 “경제 위기 속에서 한 해를 보내고 있어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더욱 줄어든 것 같았는데 직원들 스스로가 이런 행사를 마련했다는 것에 마음이 뿌듯하다. 연말뿐 아니라 수시로 이와 같은 행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